과거에서 찾은 ‘K-뉴딜 펀드 매력’, 관제펀드 평균 2년간은 성과냈다

입력 2020-09-10 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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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X BBIG K-뉴딜지수 (자료= 한국투자증권)
정부의 한국판 뉴딜 추진 계획에 뉴딜 펀드와 관련 종목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정부의 강력한 지원과 풍부한 유동성이 주가를 계속해서 상승시키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불신의 시선도 많다. 관제 펀드가 정권 말기로 접어들면 정책 추진력이 줄어들면서 수익률이 부진하다는 생각과, 최근 관련 종목들이 급등하면서 가격 부담에도 직면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의 관심은 ‘K-뉴딜 펀드’가 투자 성과를 낼 수 있으냐에 모아지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과거 출시된 펀드들의 성과와 정책 모멘텀의 영향을 고려했을 때 적어도 향후 2년간은 매력적인 투자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과거 정책 주도 펀드 케이스 점검: 녹색, 통일, 코스닥벤처, 소부장

10일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이명박 전 대통령 시절 ‘녹색펀드’, 박근혜 전 대통령 시절 ‘통일펀드’가 해당 펀드들의 조성방안, 혹은 개발 계획이 발표된 뒤 평균 2년간은 벤치마크인 코스피 등의 수익률을 웃돌았다.

한국투자증권은 2009년에 출시된 녹색펀드는 녹색성장 펀드 출시 당시 ETF들이 추종했던 MKF그린지수를 이용해 비교했다. 당시 2008년 광복 60주년 기념사에서 녹색성장을 강조한 것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친환경 지원이 이루어졌다. 금융위기로 인해 증시가 급락했던 몇 개월을 제외하면, 이후 2011년 4월말까지 친환경 관련주는 약 3년간 코스피 대비 아웃퍼폼했다. 구체적인 계획안이 발표된 2009년 5월 26일로부터는 약 20% 상회했다. 실제 출시된 펀드들도 2009년과 2010년에는 각각 58.6%, 25.0% 수익률을 기록하며 좋은 성과를 기록했다.

끝은 좋지 못했다. 유럽발 부채위기가 발생하고 정권이 교체되면서 정책 추진력이 떨어지자 친환경 관련주의 수익률은 급격히 악화되기 시작했다. 기대와 달리 전세계적으로 친환경 에너지 관련 큰 진척이 없었던 점도 영향이 컸다. 하지만 2009년 금융위기 이후 전체적인 증시 강세장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20%나 상회하는 수익률을 보였다는 점에서 적어도 2년 동안은 정책 모멘텀이 상당히 강력하게 작용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과거정책주도펀드 비교 (자료=한국투자증권)
◇녹색, 통일, 코스닥벤처, 소부장 성과는

통일펀드는 녹색펀드나 이번 뉴딜펀드와 달리 정부 주도 펀드가 계획되지 않았다. 정부 지원이 없다 보니 다른 펀드들과 달리 특정 산업에 대한 필수 투자 요건도 없어 통일이라는 테마보다 벤치마크인 KOSPI200에 가깝게 운용됐다. 이 때문에 정책 모멘텀 효과도 제한적이었다.

하지만 남북경협주는 달랐다. 녹색펀드 출시 당시와 비슷하게 2년 가까이 코스닥 수익률을 웃돌았다. 코스피는 더 압도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2014년 1월 연두교서에서 한 “통일 대박” 발언을 시작으로 3월 28일 ‘드레스덴 선언’이 이어지며 관심이 더 높아졌고, 신흥국 위기가 발발하기 전인 2015년 말까지 아웃퍼폼이 이어졌다. 신흥국 위기 이후 북한 핵실험, 개성공단 철수 등 북한 리스크가 커지면서 급격히 악화됐지만, 녹색펀드와 마찬가지로 정책 추진 이후 2년간은 모멘텀이 지속된 셈이다.

문재인 정부에서도 코스닥벤처펀드와 소부장펀드가 있다. 정부는 2017년말 혁신창업 생태계 조성방안을 발표하고 2018년 코스닥시장 활성화 방안까지 발표하면서 벤처기업 육성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

코스닥벤처펀드의 시작은 좋지 않았다. 2017년말 조성방안 발표 뒤 급등하면서 펀드 출시 시점에서 가격 부담이 존재한 것도 있지만, 2018년 중순부터 미중 무역분쟁 우려가 급부상한 영향이 컸다. 하지만 조성된 펀드가 벤처기업의 CB 등에 투자한 메자닌 형태가 많아 지수의 가격 하락 영향이 제한되면서 코스닥 수익률을 웃돌았다. 코로나 충격 이후 코스닥 위주로 반등하고 성장성이 높은 기업에 수급이 집중되면서 전체 수익률 또한 좋아졌다.

소부장펀드는 일본의 수출규제 리스크와 함께 핵심 소재·부품·장비의 국산화가 정부의 핵심과제로 지목되면서 등장했다. 2019년 8월 NH아문디의 ‘필승코리아’ 펀드를 시작으로 관련 펀드들이 연이어 출시되는 중이다. 소부장펀드도 초기에 압도적인 성과를 내진 못했지만 코스닥벤처펀드보다 우수한 수익률을 달성했다. 국산화 관련 소부장 기업들이 일본 수출규제 우려와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책으로 단기 급등 뒤에도 꾸준히 상승했기 때문이다. 또한 트래킹이 어려운 비상장 혼합형을 제외하고는 채권혼합형이 많아 수익률이 트래킹되는 펀드들은 변동성은 줄인채 우상향을 이어갔다

한국투자증권 임지우 연구원은 “최근 주가 급등에 따른 단기 변동성이 나타날 수 있지만 정책 모멘텀이 유지되는 기간에는 관련 업종과 펀드 모두 매력적인 투자 수단”이라며 “이번 뉴딜 지원 집중 산업도 국내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매력도가 높아진 친환경, 2차전지, 바이오, 인터넷, 게임 업종이기 때문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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