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와 자산운용사 등 금융투자사들이 아마존 물류센터를 중심으로 해외 부동산 투자를 재개하고 있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최근 미국 인디애나주, 오하이오주, 노스캐롤라이나주에 소재한 아마존 물류센터를 약 2000억 원에 인수했다. 이번 투자는 지난해 9월 미국 호텔 인수를 위해 중국 안방보험과 계약을 체결한 후 약 1년 만에 해외투자를 재개했다는 점에서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미래에셋자산운용뿐만 아니라 최근 물류센터를 중심으로 해외 실물 자산 투자가 속속 재개되고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이지스자산운용과 함께 2000억 원을 투입해 아직 완공도 안 된 미국 델라웨어 아마존물류센터를 선매입했다. 향후 물류센터 건립 과정에서 추가로 일으킬 대출 등을 감안하면 전체 딜 규모는 4000억 원을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달에는 KB증권이 LB자산운용과 함께 영국 에든버러에 있는 아마존 물류센터를 약 1000억 원에 인수했다. 이들 금융투자사는 물류센터 인수 후 국내 주요 보험사, 연기금 등 기관투자가들에 재매각(셀다운)을 진행하게 된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금융투자사들은 경쟁적으로 해외부동산 투자에 열을 올렸다. 유럽의 주요 도시의 랜드마크 빌딩은 물론 상업지구의 오피스 빌딩을 중심으로 사들이며 해외 부동산 시장의 큰손으로 떠오르기도 했다. 이후 이들 증권사의 관심이 물류센터로 옮기면서 이에 대한 투자도 활발히 진행됐다.
그러나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해외 현지 실사가 사실상 불가능해지면서 이들의 해외 실물 자산 투자가 사실상 ‘개점휴업’상태에 빠졌었다. 부동산금융 업계 관계자는 “기관 투자자들은 그간 실사를 진행한 후 투자를 집행해왔는데, 코로나19 확산으로 하늘길이 막히면서 현지실사는 물론 거래가 뚝 끊겼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해외 부동산 거래는 사실상 중단됐지만, 물류센터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계속 이어졌다. 코로나 여파에 따른 전 세계 실물 경기 위축 우려에도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시장은 오히려 급성장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이라는 브랜드가 기관투자자로부터 신뢰를 받는 결정적 요소가 됐다.
기관 투자자들의 현장 실사에 대한 우려를 낮추기 위해 금융투자사들이 대안을 마련했다는 점도 거래 재개를 뒷받침했다. 실제로 하나금융투자와 이지스자산운용은 코로나19 상황에서도 투자에 앞서 현지 실사를 진행해 투자자 신뢰 확보에 나섰으며,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경우 미국 현지법인의 부동산 전문 인력을 투입해 현지 실사를 진행했다.
IB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물류센터에 대한 기관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았는데 코로나19 확산으로 전자상거래가 급부상하자 국내는 물론 해외 물류센터 투자 관심이 더 높아지고 있다”면서 “아마존의 물류센터의 경우 우량 임차인이기 때문에 향후 자산 매각으로 이한 자본차익까지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