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투자증권은 11일 탄소배출권 가격이 2만 원까지 하락하며 바닥을 형성하고 있으나 향후 상승 전환할 것으로 예상했다.
유진투자증권 황성현 연구원은 “4월 4만 원을 돌파했던 탄소배출권이 현재 2만 원까지 하락했다”면서 “5개월 만에 배출권 현물 가격이 하락한 이유는 시장이 미성숙해 장내 시장의 거래량이 40%를 밑돌아 가격 변동성이 심하고 전력사용량이 줄어 배출권 수요가 감소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탄소배출권은 지구온난화 유발 및 이를 가중하는 온실가스를 배출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실제로 전력수요는 1분기 1.8%, 2분기 4.2% 감소했고 탄소 배출량이 많은 석탄발전소의 가동률도 55.4%, 55.5%에 그쳤다. 여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산업체들의 공장 가동률 하락, 연간 배출권에 대한 계획들이 지연되며 가격 하락을 키웠다. 5월 이후 배출권 이월제한으로 잉여물량이 시장에 대량으로 방출된 것도 탄소배출권 가격 하락의 원인이 됐다.
하지만 당장 내년부터 규제가 강화되면서 수급은 타이트해질 전망이다. 황 연구원은 “2021년부터는 3차 배출거래제가 시행되며 유상으로 배출권을 확보해야 하는 업종들은 기존 3%에서 10%로 유상할당 비중이 3배 이상 상승해 배출권의 수급은 타이트해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유럽의 사례 참고 시, 유상할당 비중이 증가할 때마다 가격의 급등, 선물시장 확대 시 장기적으로 하향 안정화되는 패턴이 반복됐다”고 말했다.
황 연구원은 3차 계획에 부담할 기업들의 배출권 비용은 △한국전력(연결) 8453억 원 △SK에너지 296억 원 △LG화학 323억 원 △롯데케미칼 235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그는 “이는 배출권 4만 원, 유상할당 비중 10% 가정에 근거하며 초과 배출할 경우 비용이 더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탄소배출권을 판매하는 업체는 유상할당량 확대로 인한 가격 상승의 수혜를 입을 것”이라면서 “예를 들어 휴켐스의 경우 탄소배출권 영업이익 기여도가 27%에서 39%로 확대될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