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지난 7일 스튜디오329 지분 55.13%(16만7962주)를 45억2000만 원에 현금 취득했다. 앞서 6월 말 실크우드 경영권을 인수한지 불과 2개월여 만에 방송프로그램 제작업체를 추가 인수하게 됐다.
이번 M&A 주체가 된 마인드마크는 신세계가 4월 말 260억 원을 출자해 100% 자회사로 설립한 커머스 전문 콘텐츠 제작회사다. 경영진으로는 신세계 자체 화장품 편집숍인 시코르를 성공적으로 이끈 김은 전 신세계 상무가 대표이사로 있으며 고광후 신세계 기획전략본부장(부사장)과 류제희 인사담당 상무가 사내이사에, 김대호 재무담당 상무보가 감사를 겸직하고 있다.
회사 사명인 마인드마크는 정 총괄사장의 평소 경영론과 맞닿아 있다. 정 총괄사장은 이전부터 “백화점이 단순히 물건만 판매하는 것이 아닌 다양한 차별화 콘텐츠로 고객에게 기억될 수 있는 마인드마크가 돼야 한다”며 자체 브랜드를 선보였다.
마인드마크는 설립 이후 2개월여가 6월 30일 실크우드 지분 58.05%(166만836주)를 33억5100만 원에 취득했다. 실크우드는 2015년 이금림 드라마 작가가 설립한 방송프로그램 제작업체다. 회사는 2015년 매출 2억 여원에서 2018년 57억여 원으로 성장했으나 영업손실과 순손실이 계속됐다.
마인드마크가 이번에 인수한 스튜디오329는 유튜브 오리지널 콘텐츠 ‘탑매니지먼트’를 비롯해 최근 넷플릭스를 통해 방영된 ‘인간수업’의 제작사로 주목받고 있다. 이 회사의 윤신애 대표는 김종학프로덕션과 사과나무픽쳐스 대표, 뿌리깊은나무들 부사장으로 보낸 25년간 ‘해신’, ‘개와 늑대의 시간’, ‘육룡이 나르샤’ 등 많은 히트작을 낸 유명 제작자이기도 하다.
정 총괄사장이 이처럼 미디어ㆍ콘텐츠 제작사를 잇달아 인수하는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 소비문화가 확산하면서 라이브 커머스가 신사업으로 주목받고 있기 때문으로 읽힌다. 또 마인드마크를 설립했으나 관련 사업 기반이 전무한 탓에 빠르게 관련 시장에 진입하기 위한 선택으로 해석된다.
특히 정 총괄사장이 미디어ㆍ콘텐츠 사업에 속도를 내는 것은 신세계가 처한 현 상황과도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는 코로나19 여파로 올해 2분기 연결기준 486억 원의 영업손실을 내 사상 첫 분기 적자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올해 상반기 매출은 2조2113억 원으로 전년보다 26.9% 줄었고 영업손실은 398억 원을 기록해 적자 전환했다. 정 총괄사장으로서는 코로나19 등으로 오프라인 경영 환경이 갈수록 악화하는 상태에서 새로운 돌파구 마련이 시급할 수밖에 없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미디어와 커머스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융합하는 과정에서 기존 유통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을 만한 미디어 콘텐츠 구상 강화 차원의 인수 결정“이라며 ”향후 유튜브 등 E커머스 콘텐츠 제작 시 드라마 수준의 퀄리티 높은 영상을 제공하기 위해 전문 인력들을 갖추는 단계“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