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매출, 도심 점포는↓주택가 점포는 ↑… 동네기반 플랫폼 당근마켓, '국민앱' 등극
위드코로나 시대 생활 반경의 중심이 집으로 바뀌면서 동네 상권이 살아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대부분의 시간을 도심이 아닌 집이나 동네에서 보내는 사람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생활 반경의 변화는 소비패턴의 변화를 이끌면서 자연스레 유통 지형 변화로 이어진다. 유동인구가 많은 도심형 또는 집객시설 인근 매장은 매출이 떨어진 반면 주택가 상권은 매출이 오르며 상권별 매출 희비가 엇갈리는가 하면 동네 기반 중고거래 플랫폼은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동네 상권의 약진을 가장 두드러지게 보여주는 이른바 '슬세권(슬리퍼로 이동 가능한 상권)' 유통채널이 편의점이다. 코로나 사태 이후 다른 상권 대비 주거지 인근 편의점 매출이 선방하고 있어서다.
14일 편의점 업체 A사에 따르면 8월 16일부터 9월 10일까지 가족주택, 독신자주택 인근 점포 매출은 전년 대비 각각 17.0%, 18.2% 늘었다. 편의점 업체 B사의 경우도 7월부터 8월까지 수도권의 가족형, 소가구형 점포 매출이 각각 6.8%, 8.9%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A사의 병원, 대학 인근 점포 매출은 전년 대비 각각 24.5%, 45.1% 급감했다. B사 역시 대학가, 관광지 점포 매출은 전년 대비 각각 11.6%, 4.1% 줄었다.
재택근무와 온라인 수업의 지속,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실시 기간 동안 밤 9시 이후 음식점 영업 금지 등의 영향으로 도심에 위치한 점포 매출이 줄어든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당'신 '근'처의 당근마켓'이라는 친근한 슬로건을 앞세운 동네 기반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은 지역생활 커뮤니티 서비스라는 새로운 영역을 만들고 있다.
당근마켓은 전국 6577개 지역에서 동네 주민들을 연결하고, 이웃간 중고 거래를 비롯해 각종 소식과 정보를 주고 받는 지역 기반 커뮤니티 서비스다.
당근마켓에 따르면 8월 월간 순이용자수는 1000만 명을 넘어섰다. 이는 국내 전자상거래 앱 1위인 쿠팡(약 1600만 명)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11번가(약 1000만 명) 월간 순이용자수와 비슷한 수준이다. '2015년 판교장터'로 시작한 당근마켓의 이용자 수는 최근 1년 사이 3배 가까이 늘었다. 이용자 1인당 월평균 24회, 하루 20분씩 사용했고, 누적 다운로드 횟수는 2000만을 넘어섰다.
당근마켓 성공의 가장 큰 요인은 '신뢰성'이 꼽힌다. 당근마켓은 다른 중고 거래 사이트와 달리 거주지 반경 6㎞ 안에 사는 '동네 주민'과의 거래만 가능하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주로 5만 원 이하 소액 물품을 당근마켓을 통해 사고 파는 30대 주부 박 모씨는 "동네 주민과 직접 만나서 거래하고, 그간 거래 내역도 살펴볼 수 있어서 사기 당할 위험이 거의 없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당근마켓은 서비스 강화를 통해 동네 기반 플랫폼으로서 역량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동네생활’ 서비스를 전국으로 확대 오픈하고 동네 상권 소상공인과 주민들을 연결하는 ‘내근처’ 서비스를 새롭게 선보였다. 또한 앱 카테고리를 기존 ‘쇼핑’에서 ‘소셜’로 변경하며 ‘연결’에 초점을 둔 서비스에 나서고 있다.
한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최근 상권별 매출 등락에 대해 "상권별로 코로나19의 영향이 각기 다르지만, 사실 앞으로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다"면서도 "거리두기가 강화되면 아무래도 재택 근무, 재택 수업 등이 늘면서 주택가 인근 점포가 수혜를 보는 추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