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라루스 반정부시위 5주째…루카셴코, 푸틴 만나 상황 논의

입력 2020-09-14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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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스크 시내 장갑차 등장…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 14일 푸틴 만나 “민감한 주제 다룰 것” 예고

▲벨라루스 민스크에서 13일(현지시간)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의 장기집권에 항의하는 반정부 시위대가 거리행진을 벌이고 있다. 민스크/타스연합뉴스
벨라루스에서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의 장기집권에 항의하는 대규모 집회가 한 달 넘게 이어지고 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열고 시위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13일(현지시간) 러시아 인테르팍스통신에 따르면 이날 벨라루스의 수도 민스크에는 시위대 추산 15만 명의 사람들이 모여 루카셴코 대통령의 퇴진과 재선거를 요구했다. 벨라루스 내무부는 시위대 규모가 3000명을 넘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시위는 민스크뿐만 아니라 벨라루스 전역에서 발생했다. 이날 민스크에서만 시위대 250명이 경찰에 체포됐고, 전국적으로는 400여 명이 폭력시위 혐의로 구금됐다.

민스크 시내 북서쪽 대통령 관저 주변에는 장갑차가 배치됐고, 관저 지붕에선 검은 복면을 한 군인들이 보초를 섰다. 시내 일부 지역에도 칼라슈니코프 자동소총(AK 소총)으로 무장한 군인과 장갑차 등이 배치됐다. 시위대는 여러 집단으로 흩어져 시내 주요 도로를 따라 거리행진을 벌였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지난달 9일 대선에서 80%가 넘는 득표율로 당선됐다. 하지만 26년을 장기집권 중인 그가 투표 부정과 개표 조작을 벌였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은 벨라루스 대선을 부정선거로 결론 내리고 벨라루스에 대한 제재를 경고했다.

러시아 타스통신은 14일 루카셴코 대통령이 러시아 소치에서 푸틴 대통령을 만나 경제 협력 방안과 동맹 관계 발전에 대해 논의한다고 전했다. 드리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대변인은 “회의 후 협정 서명식은 예정돼 있지 않다”면서도 “벨라루스가 겪고 있는 상황을 고려할 때 이는 중요한 회담”이라고 말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이번 회담에서 가장 민감한 주제에 대해 다룰 것이라고 밝혔다.

벨라루스의 정치적 상황이 불안정해지며 두 나라의 접촉은 눈에 띄게 활발해졌다. 푸틴 대통령은 “벨라루스 대통령 선거의 정당성을 인정한다”며 “루카셴코 대통령이 승리한 것을 축하한다”고 공개적인 지지 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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