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현지시간) CNBC방송에 따르면 중국의 틱톡과 영국의 ARM은 모두 미국 기업 품에 들어갔다. 중국 바이트댄스 산하 틱톡의 미국 사업 인수전에 뒤늦게 뛰어든 미국 소프트웨어업체 오라클이 막판 역전극을 펼치며 승리를 거머줬다. 바이트댄스는 “오라클이 틱톡의 신뢰하는 기술 파트너가 될 것”이라며 “오라클을 틱톡 매각 협상의 우선협상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같은 날 세계 최대 그래픽처리장치(GPU) 설계·제조업체 엔비디아도 ARM을 품에 안았다. 엔비디아는 소프트뱅크로부터 400억 달러(약 47조3000억 원)에 ARM을 인수한다고 공식화했다. 인수 대금은 주식 215억 달러와 현금 120억 달러로 치르며, 매각 완료 후 소프트뱅크는 엔비디아 주식 6.7~8.1%를 보유한 대주주가 된다.
매각 협상의 최종 마무리는 이제 이해당사국들의 승인 여부에 달린 상황이다. 그러나 분위기는 호락호락하지 않다. ARM 매각에 반발해왔던 영국 정부가 당장 송곳 검증을 벼르고 있다.
영국 정부 대변인은 “해당 거래는 영국에 위협이 될 것”이라면서 거래 내용 관련 추가 검증을 예고했다. 기술주권 및 일자리 보호 등 조건이 제시될 것으로 보인다.
애플 같은 기술 기업 육성을 숙원 사업으로 여겨왔던 영국 정부로서는 키워 놓은 기술기업들이 다른 나라에 팔려나가는 것을 지켜보기가 매우 불편하다. 2016년 구글이 6억 달러에 인수한 영국의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마인드’가 현재 관련 분야에서 세계 선두주자가 됐다는 점도 영국에게는 뼈 아프다.
막판 역전극이 펼쳐진 오라클의 틱톡 인수도 미국 정부가 승인할지 주목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장했던 미국 사업 매각과는 거리가 멀어서다. 미국 당국에 제출된 오라클과 바이트댄스의 협상안에 따르면 양사는 기술협력이라는 모양새를 취하고 있다. 틱톡 사업권은 여전히 바이트댄스가 가지며 오라클의 역할은 미국 내 데이터를 저장하고 관리하는 기술파트너로 한정된다.
또한 틱톡은 알고리즘을 제3자에 공개할 계획도 없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미국 정부가 이번 주 양사 합의안을 검토할 계획”이라면서 “지금 상황에서 이 말만 할 수 있다. 미국인의 데이터가 안전하게 확보되는지 검토할 것이고 이와 관련해 오라클과 논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정부의 승인 여부도 관건이다. AI 등 첨단기술의 해외 이전 규제 강화를 내세워 사실상 틱톡의 매각을 차단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