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부산 해운대 도심 한복판을 아수라장으로 만든 7중 추돌사고는 운전자의 '환각 질주'가 원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운전자는 사고 후 지인을 통해 차량 블랙박스를 먼저 빼돌리는 등 증거를 인멸하려 한 정황도 나왔다.
부산경찰청은 마약 투약 혐의로 7중 추돌사고를 낸 포르쉐 운전자 A 씨를 조사하고 있다고 15일 밝혔다. A 씨는 이날 경찰 조사에서 사고 직전 차 안에서 대마를 흡입한 사실을 자백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한 관계자는 "소변 검사에서도 양성이 나왔다"면서 "A 씨가 대마를 누구에게 구입했는지, 얼마나 소지하고 있는지 등 대마와 관련한 수사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운전자 A 씨는 '광란의 질주'로 표현될 정도로 도심 한복판에서 비정상적인 운전 행태를 보였다.
7중 추돌 사고 직전에는 2차례 더 사고를 내고 도주 중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7중 추돌 사고 현장에서 570m 정도 떨어진 해운대 옛 스펀지 건물 일대에서 정차해 있는 아우디 승용차 측면을 추돌했고, 곧바로 달아나다가 앞서가던 토러스 차량 후미를 들이받기도 했다.
현장에 타이어가 끌린 자국(스키드마크)조차 남아있지 않은 것으로 볼 때, A 씨는 충돌 직전까지도 브레이크를 밟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A 씨는 사고 직후 환각 상태에서도 증거 인멸을 시도한 정황도 나온다.
차량이 너무 찌그러져 경찰이 블랙박스를 수거하지 못해 차량을 서비스센터에 보낸 사이, A 씨는 지인을 시켜 먼저 차량의 블랙박스를 꺼내 갔다. A 씨는 이후 경찰이 블랙박스 행방을 묻자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블랙박스를 빼간 지인을 상대로도 조사할 예정이다.
앞서 14일 오후 5시 43분께 부산 해운대구 중동역 인근에서 질주하는 포르쉐 차량이 교차로에서 오토바이와 그랜저 차량을 차례로 추돌했다.
이후 포르쉐와 오토바이가 신호대기 중인 차량 4대를 덮치며 7중 추돌이 일어나 7명이 중경상을 입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