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적 내재화 가능성에도 배터리 공급사 챙기기 나서
테슬라의 배터리 데이(Battery day)를 앞두고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LG화학으로부터 공급받는 배터리 양을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머스크는 22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테슬라는 파나소닉과 LG화학, CATL 등 배터리 파트너사들로부터 배터리 셀 구매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늘릴 생각”이라며 “셀 공급업체가 최대 속도를 내고 있음에도 2022년까지 (배터리가) 상당히 부족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만, 머스크가 배터리 공급의 부족을 전망하면서도 “테슬라가 자체적으로 배터리에 대한 조처를 하지 않으면 (2022년 이후에도) 배터리 공급은 부족할 것”이라고 말해 향후 내재화의 가능성도 열어놨다.
머스크의 발언으로 테슬라가 당장 배터리 내재화를 시행할 가능성이 일축되면서 LG화학은 한숨 돌리게 됐다. 세계 최대 배터리 전기차 기업인 테슬라를 뺀 나머지 시장에서 다른 배터리 기업들과 경쟁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테슬라의 배터리 내재화가 현실화된다면 배터리 산업에 미치는 파급효과를 매우 클 수밖에 없다. 테슬라는 올해 글로벌 1~5월 누적 전기차(EV) 판매량 기준 시장점유율 17.8%를 차지, 전기차 시장의 성장을 이끌고 있다.
테슬라가 장기적으로 배터리 내재화 계획을 밝히면서도 이같이 배터리 기업들의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하겠다고 밝힌 것은 전기차 판매가 급증함에 따라 탑재되는 배터리의 부족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여전히 기술 개발이 진행 중인 배터리 산업에서 전고체 전지, 리튬 황 배터리 등 차세대 배터리의 왕좌를 어떤 제품이 차지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현재 거래 중인 배터리 회사들을 경쟁자로 돌리는 것은 테슬라에도 큰 모험이 될 수 있다.
한편, 머스크는 배터리 데이에 대한 힌트도 남겼다. 그는 “발표할 내용은 장기적으로 사이버 트럭이나 로드스터 등에 영향을 미치겠지만, 2022년까지 의미 있는 수준까지 생산한다는 내용은 아니다”고 전했다.
테슬라는 미국 서부시간으로 22일 오후 1시 30분(한국시각 23일 오전 5시 30분) 배터리 데이 행사를 개최한다. 이 행사는 온라인으로 전 세계에 생중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