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치매 치료에 적극적인 정책을 내놓았다. 치매 치료제 개발 기업들은 폭 넓은 기회를 얻을 전망이며, 민간 차원의 투자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22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1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치매극복의 날’ 기념행사가 열렸고, 복지부는 이날 행사에서 국가치매연구개발계획에 따라 올해부터 9년간 2000억 원을 치매 진단과 치료기술 연구에 투자해 다양한 치매 관련 정책을 수행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는 알츠하이머 치료제를 개발 중인 국내 기업들에게 호재성 이슈다. 알츠하이머병은 치매를 일으키는 가장 흔한 퇴행성 뇌 질환으로, 전 세계적으로 유병환자 수는 증가하는 추세다. 알츠하이머병은 인지기능의 장애 정도에 따라 치매 전 단계인 경도인지장애, 경증치매, 중등증치매, 중증 치매 등 4단계로 구분된다.
영국 데이터 분석 회사 글로벌데이터(GlobalData)의 2019년 자료에 따르면 미국, 유럽 5개국, 일본, 중국의 유병환자 수는 2019년 약 2100만 명에서 2025년 약 2500만 명으로 연평균 3% 증가할 전망이다. 관련 업계 매출 규모는 보다 가파르게 성장해 2019년 약 23억 달러에서 2025년 약 80억 달러로 연평균 23% 증가할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현재까지 알츠하이머병을 완치할 수 있는 치료제는 없다. 발병 속도를 늦춰 증상을 완화시켜주는 것이 전부다. 지금까지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는 한 건도 없다.
국내에서 알츠하이머 치료제 개발에 가장 앞서 있는 기업은 젬백스다. 젬백스는 7월 알츠하이머 치료제 ‘GV1001’의 임상 2상에 대한 결과보고서(CSR)를 받았으며, 오는 10월경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임상 3상 임상시험계획서(IND)를 제출할 예정이다.
지난해 5월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중등도 및 중증 알츠하이머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2상 승인도 받았다. 최근 FDA로부터 임상을 경증환자까지 확대하라는 제안을 받아 연내 대상을 확대한 임상시험을 신청할 계획이다.
‘GV1001’은 텔로머라제에서 유래한 16개의 아미노산으로 구성된 펩타이드다. 염색체 말단에 존재하는 텔로미어의 길이를 유지하는 효소인 텔로머라제는 노화 예방 효과의 기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밀로이드 베타’는 알츠하이머를 일으키는 원인 단백질로 알려져 있다. 사람의 뇌에 ‘아밀로이드 베타’가 쌓이면 서서히 기능을 잃어가고 치매 발병 확률이 높아진다. ‘GV1001’은 ‘아밀로이드 베타’로 손상된 신경줄기세포의 생존율과 증식을 현저하게 회복시켰음을 증명했다.
바이오 벤처 기업 아리바이오는 종전 방식과 다른 ‘다중기전’ 방식으로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아리바이오의 알츠하이머 치료제 ‘AR1001’은 ‘아밀로이드 베타’를 단일 표적으로 삼지 않고, 신경세포 회복에 도움이 되는 여러 작용기전을 통해 인지기능을 개선하는 치료제다.
‘AR1001’은 현재 FDA 임상 2상 마무리 단계에 돌입했으며 내년 초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또한 내년 발표 시기에 맞춰 코스닥시장 상장을 목표로 현재 기업공개(IPO) 준비를 계획 중이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이달 말 치매전문병동 확충과 치매 진료지침 표준화 등을 담은 ‘4차 치매관리종합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정부의 관리체계가 확대됨에 따라 치매를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치료제 개발기업들에 더욱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