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는 15일 구 사장 해임을 기재부에 제출했다. 국토부는 "구본환 사장을 대상으로 내부감사 등을 진행해 왔고 감사 결과 관련 법규의 위반이 있어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해임 건의안을 공공기관운영위원회 안건으로 상정할 것을 기획재정부에 요청했다"고 했다.
앞서 구 사장은 법인 카드 사용과 인사 문제 등으로 국토부 감사를 받았다. 구 사장은 지난해 국정감사 기간 태풍 대응을 이유로 감사장을 떠났으나 법인카드를 사택 근처 고깃집에서 쓴 사실이 드러났다. 국토부는 인사 운영에 항의하는 직원을 구 사장이 직위 해제한 것도 문제 삼았다.
구 사장은 16일 기자회견을 열고 "위기 대응 매뉴얼 등 관련 규정을 위반한 사실이 없다"며 "당시 인천공항은 이미 태풍 영향권에서 벗어나 기상특보가 해제됐고 피해도 발생하지 않아 비상근무를 하지 않고 대기체제를 유지하도록 지시했다. 이에 따라 귀가해 지인과 식사를 했다"고 해명했다. 인사 문제에는 "인사위원회에서 직위해제를 결정한 것으로 인사권자의 재량"이라고 했다.
일각에선 구 사장 해임이 인천국제공항 비정규직을 정규직화(化)하는 과정에서 생긴 잡음에 대한 문책이라고 해석한다. 구 사장은 "이달 초 국토부 고위 관계자가 면담 자리에서 자진 사퇴를 요구하면서 나가지 않을 경우 해임을 건의한다고 했다. 추측은 하는데 말할 순 없고 같이 추측해 달라"며 "국토부 등에서도 연말까지 직고용을 마무리하기 원했다"고 말했다. 이에 국토부는 "일부 언론에서 제기하는 인천공항 정규직 전환 정책과 이번 사장 해임 건의와는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구 사장은 국토부에서 국제항공과장, 서울지방항공청장, 항공정책관, 항공정책실장을 지낸 항공통 관료 출신이다. 지난해 4월 인천국제공항 사장에 취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