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막겠다고 무고한 생명 앗아가거나 시신 불태우는 나라 없어”
아널드 팡 국제앰네스티(AI) 동아시아 조사관은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에서 “만약 이 일이 실제로 일어난 것이라면 극악무도한 야만적 행위”라며 “명백한 개인의 생명권 침해”라고 밝혔다. 브래드 애덤스 휴먼라이츠워치(HRW) 아시아지부장도 미국의소리(VOA)를 통해 “(이번 사건이) 사실이라면 인간의 기본적 권리를 박탈한 잔혹한 행위”라면서 “(북한은) 유족들이 고인의 시신을 회수할 수 없도록 만들었으며, 장례식조차 제대로 치를 수 없게 했다”고 지적했다.
미국 비정부기구 북한인권위원회(HRNK)도 이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막기 위해 무고한 생명을 잔인하게 앗아가거나, 시신을 불태우는 국가는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북한의 인권은 단순히 북한 사람의 이슈가 아니라, 북측과 남측에 사는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는 문제”라며 “이는 국제적 이슈이기도 하다. 인권이 없으면 평화도 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한국 국방부는 지난 21일 실종된 해양수산부 소속 어업지도선 공무원이 북측 해상에서 발견됐으며, 이후 북한이 그를 사살하고 시신을 불태운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북한이 접경지역을 통해 넘어가는 월남 및 월북자들을 조사 후 인도적으로 본국에 송환하는 것을 원칙으로 해 왔던 관행을 깨뜨린 셈이다. 북한군에 의한 총격으로 한국 민간인이 목숨을 잃은 것은 2008년 금강산 관광객 피격사건 이후 12년 만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에 대해 “충격적인 사건으로 매우 유감스럽다. 어떠한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다”며 북한 당국에 책임 있는 답변과 조처를 촉구했다.
한편 북한은 25일 사흘간의 침묵을 깨고 해당 사건에 대해 입을 열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문 대통령과 남녘 동포들에게 큰 실망감을 더해준 것에 대해 대단히 미안하게 생각한다”는 뜻을 전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