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 "자료 무단 유출"…LG화학 "아무 문제 없었어"
국제무역위원회(ITC)에서 '특허소송'을 진행 중인 SK이노베이션과 LG화학이 또 한 번 장외 설전을 벌였다.
ITC 산하 불공정수입조사국(OUII)은 최근 SK이노베이션이 제기한 LG화학에 대한 포렌식 조사 요청에 대해 의견문을 내고 "조사국은 LG화학의 포렌식 조사 중 프로토콜 위반 여부에 대한 조사 요청에 반대하지 않는다"며 "단 이해관계가 없는 제 3자가 조사를 수행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1일 SK이노베이션은 디지털 포렌식 조사를 받던 중 LG화학이 SK이노베이션의 자료를 USB에 무단으로 담아 사외로 반출하려던 했다고 주장하며 ITC에 조사 착수를 위한 포렌식 조사를 요청했다.
이 결과에 SK이노베이션은 27일 입장문을 내고 "LG화학이 포렌식 과정에서 취득한 SK이노베이션의 내부 정보를 USB에 저장해 외부로 무단 반출한 정황이 확인됐다"고 다시 언급하며 "ITC 불공정수입조사국(이하 OUII)이 SK이노베이션이 요청한 LG화학의 USB/장비 포렌식 진행을 지지했다"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은 "포렌식 조사는 방대한 기술자료가 저장된 서버가 대상이었던 만큼 중요한 기술정보가 유출됐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며 "회사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문제가 된 USB와 관련 PC에 대한 디지털 포렌식을 LG화학 측에 여러 차례 요청했지만, LG화학의 거듭된 거절로 인해 불가피하게 ITC에 정식으로 포렌식 신청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LG화학도 SK이노베이션의 입장문 발표 직후 "OUII의 입장은 비밀보호명령과 같은 중요 위반이 있었는지에 대한 조사는 할 이유가 없으므로 반대하며, 다만 양사의 주장에 다툼이 있는 포렌식 과정의 프로토콜 위반 관련 조사에 대해서는 반대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라며 "이와 관련 당사의 포렌식 과정에서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으며 이로 인해 SK이노베이션이 당사의 선행제품을 참고해 특허를 출원했다는 사실을 인정해달라는 당사의 제재요청에는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SK이노베이션의 요청은 특허소송에서 직면한 중대한 법적제재를 모면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말했다.
한편, SK이노베이션은 LG화학의 '제재 요청'을 수용해야 한다는 OUII의 입장문에 대해서는 "SK이노베이션은 LG의 제재요청서에 대한 의견서를 ITC가 정해준 일시에 제출했다"며 "OUII의 의견 제출 기한이 같아 SK이노베이션의 반박의견서를 살펴보지 못했다"고 밝혔다. LG화학의 주장만을 토대로 의견서를 작성했다는 주장이다.
OUII는 최근 LG화학이 "SK이노베이션의 증거인멸 정황이 발견됐다"며 제재를 요청한 건에 대해 "SK이노베이션이 제출 의무가 있는 문서를 찾기 위한 적절한 검색을 하지 않았다"며 지지의 뜻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