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계열사의 기업공개(IPO)를 잇달아 추진하고 있다. 당장 내년에만 주력 핀테크 자회사 카카오페이를 비롯해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지 등 3곳의 상장을 목표로 하면서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카카오페이는 최근 대표 상장 주관사로 KB증권을 선정하고 내년 상반기 IPO를 목표로 상장 작업에 착수했다. 회사의 목표대로라면 이달 상장한 카카오게임즈에 이어 계열사 중 2호 상장사가 되는 것이다.
이와 함께 웹툰과 웹소설 플랫폼이 주력 사업으로 하는 카카오페이지도 NH투자증권과 KB증권을 상장 주관사를 선정하며 IPO 작업에 착수했고 카카오뱅크도 최근 이사회를 통해 IPO 추진을 결의하는 등 카카오 계열사가 동시다발적으로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이들 중 누가 가장 먼저 상장에 나설지는 예단하기는 어렵지만 이들 모두 2021년 상장에 나설 것이란 게 업계 중론이다. 이와 함께 카카오모빌리티와 카카오M(연예기획사 및 콘텐츠 제작사), 카카오커머스 차기 IPO 주자로 분류된다.
카카오는 계열사가 100개에 달할 때까지 카카오를 제외하고 그간 IPO를 진행하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 ‘초대박’IPO를 기록한 카카오게임즈를 기점으로 다수의 계열사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확산 여파에 비대면(언택트) 산업이 급부상하면서 카카오 계열사들이 기업가치를 극대화해 상장에 나설 수 있는 최적의 기회가 찾아왔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카카오가 상장을 추진하는 계열사 모두 언택트 수혜업종으로 꼽히는 게임, 웹툰, 핀테크, 온라인쇼핑에 속한다.
여기에 각 계열사마다 주요주주 구성이 다르다는 점도 동시다발적 IPO 진행으로 이어졌을 가능성도 있다. 카카오페이의 경우 중국 알리페이의 모회사인 앤트파이낸셜이 주요 주주로 있는데, 이곳으로부터 받은 투자금을 소진하면서 IPO를 통한 자금 조달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은산 분리 규제로 기존 주주로부터 추가적인 자본조달이 쉽지 않자 2018년 IPO 추진 계획을 처음 밝혔다. 카카오뱅크의 최대 주주는 한국금융지주이고, 2대 주주가 카카오다.
다만 내년 한 해에 계열사 3곳 모두를 실질적으로 상장시키는 것에는 다소 무리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시기적으로 간격을 둔다고 해도 투자자 관점에서 계열사 3곳이 한해에 증시 데뷔를 준비하게 될 경우 관심도가 분산될 가능성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 입장에서 상장 주관사가 있다고 해도 상장 절차를 동시다발적으로 준비하는 것이 벅찰 수 있다”면서 “내년 목표라고 해도 실질적으로 상장 시점은 밀리게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카카오게임즈의 바통을 이어받는 2호 상장사가 또 한 번 IPO에 흥행할 경우 나머지 계열사 IPO도 순조로울 것으로 보고 있다. 김동희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카카오게임즈가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시총을 기록하는 등 카카오 자회사 첫 IPO로 성공적인 스타트를 끊었다”면서 “(카카오게임즈처럼) 차기 IPO 주가가 증시 데뷔 때 기존의 시장 평가보다 더 좋은 평가를 받게 될 경우, 카카오 자체의 가치도 오르고 카카오 기업집단의 재평가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