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카카오의 금융 전문 계열사인 카카오페이를 비롯해 세계적 인기 게임 배틀그라운드를 보유한 크래프톤, 국내 최대 여행·여가 플랫폼 야놀자 등이 줄줄이 상장 작업에 돌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카카오페이는 최근 KB증권을 상장 주관사로 선정하고 본격적인 상장 절차에 돌입했다. 속도를 낼 경우 카카오뱅크보다 먼저 증권 시장에 입성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카카오페이는 가입자 3400만 명을 확보한 국내 대표 간편결제 업체로, 올해 상반기 거래액만 해도 29조1000억 원에 달한다.
올해 바로투자증권을 인수해 '카카오페이증권'으로 금융 투자 사업에 진출했고, 현재 디지털손해보험사 설립을 추진 중이다.
지난 2017년 카카오에서 분사한 카카오페이는 지난 해까지 당기순손실만 누적 1839억 원에 달한다. 분사 즈음 앤트파이낸셜(알리페이 모회사)로부터 투자금 2300억 원을 받았지만 올해 손실분까지 고려할 경우 자금이 바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상장 이외에 다른 자금 유치 방법이 마땅치 않다는 것이 증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하지만 카카오페이의 실적 성장 속도가 가파르고 거래액도 급등하고 있는 만큼 IPO는 흥행이 예상된다. 시장에서는 카카오페이의 적정 가치를 4조 원에서 7조 원 사이로 보고 있다.
배틀그라운드로 유명한 크래프톤은 최근 국내외 증권사에 상장 주간사회사 선정을 위한 입찰제안서를 발송하는 등 IPO 절차에 돌입했다. 배틀그라운드를 개발한 자회사 펍지주식회사의 비개발 관련 조직을 크래프톤과 통합했다고 공시하기도 했다. 이같은 행보는 상장을 앞두고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펍지는 지난해 매출액 1조450억 원, 영업이익 4733억 원, 당기순이익은 4444억 원으로, 펍지 매출액만 지난해 크래프톤 전체 매출액(1조874억 원)의 96%에 달한다. 올 상반기 크래프톤의 별도 기준 실적은 매출 103억 원, 영업손실은 514억 원이지만 펍지의 실적이 반영된 연결기준 매출액은 8872억 원, 영업이익은 5137억 원이다. 이번 흡수합병으로 지배구조를 단순화해 상장을 앞둔 기업평가에 대비하는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크래프톤이 상장시 시총이 30조 원에 이를 것이란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국내 증시에 상장된 게임사 중 시총이 가장 큰 엔씨소프트(17조6949억 원, 29일 종가 기준)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다만 배틀그라운드 외에 히트작이 없는 상황에서 이같은 수치는 고평가 됐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상장 재수생인 야놀자도 다시 IPO 채비를 갖추고 있다. 이 회사는 2018년 3월 미래에셋대우와 대신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했지만 실적 악화 등으로 상장이 무산된 바 있다. 하지만 공격적인 인수합병(M&A)으로 덩치를 키우며 지난해 국내에서 245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년대비 2배가량 늘어난 수치다. 지난 해에는 관련 업계 최초로 유니콘 기업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대어급 기업들이 IPO를 추진하면서 투자자는 물론이고 증권사들도 상장 주관사를 따내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면서 “하지만 이들 기업에 대한 고평가 논란이 적지 않은 만큼 향후 기업가치가 유지될 수 있는지를 꼼꼼히 따져봐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