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1만 가구가 들어설 서울 노원구 태릉골프장 개발에 대한 교통성 검토가 본격 시작됐다.
4일 노원구청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노원구는 화랑로에 위치한 태릉골프장과 그 인접 부지 택지개발 사업에 따른 교통환경 조사 및 분석 용역에 착수했다. 총 83만㎡ 규모인 태릉골프장에 1만 가구가 들어섰을 때의 교통 수요를 예측하고, 문제점과 개선 대책을 수립하기 위한 교통성 검토다.
검토 작업에는 △경기도 구리 갈매지구 및 왕숙지구 개발 완료 시 노원구 교통 환경 영향 △노원구 교통 개선 대책 시행 계획 및 대안 마련도 포함된다.
노원구 측은 "대규모 주택을 공급했을 때 주변 지역 교통 혼잡이 예상돼 태릉 입구 주변과 동부간선도로 등 우리 구에 미치는 교통량을 분석하고, 각종 문제점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마련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검토 기간은 약 1년으로 보고 있다.
이번 검토 대상에는 태릉골프장을 비롯해 전파연구소 및 삼육대학교 에코팜 부지 등 13만㎡ 규모의 주변 지역도 포함된다. 이번 용역은 노원구가 자체적으로 진행하는 것으로, 국토교통부의 교통 대책 움직임과는 무관하다는 게 노원구 설명이다.
태릉골프장은 정부의 수도권 주택 공급 확대 방안 중 용산역 정비창과 용산 캠프킴, 경기도 과천청사 부지 개발과 함께 핵심 개발 지역으로 꼽힌다. 하지만 지난달 초 사전청약 물량 발표 당시 시장의 관심이 집중된 이들 알짜 지역은 사전청약 대상지 계획에서 모두 빠졌다. 도심 공급의 의미가 퇴색했다는 지적이 제기된 것도 이 때문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태릉골프장 개발에 대해 내년 상반기 교통 대책 수립 후 사전청약 계획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시장에선 태릉골프장 사전청약 계획이 쉽지 않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지역 주민들이 거리로 나와 개발을 반대할 만큼 반발 여론이 여전히 거세기 때문이다. 녹지 보존과 교통난, 임대주택 물량 증가 등이 대표적인 반대 이유다.
무엇보다 정부의 교통 대책 수립에 난항이 예상된다. 노원구 일대에 새 도로를 건설하기가 쉽지 않은데다 경전철이나 지하철 사업의 경우 준공까지 최소 10년 안팎이 걸릴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익명을 요구한 전문가는 "집값 안정에 대한 정부 의지가 확고해 태릉골프장 개발 자체가 백지화되긴 어렵겠지만 육사 이전 부지 찾기와 교통 개선안 수립 어려움 때문에 주택 공급이 수 년간 미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