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황'으로 불리는 가수 나훈아의 추석 특집 공연 발언이 여야 정치권 공방으로 번지고 있다. 야권이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는 소신 발언을 했다"고 주장하자 여권은 "아전인수식 해석"이라며 맞받았다.
나훈아는 지난달 30일 KBS에서 방영된 `대한민국 어게인` 공연에서 "국민 때문에 목숨 걸었다는 왕이나 대통령을 본 적 없다"며 "이 나라를 누가 지켰냐 하면, 바로 오늘 여러분이 이 나라를 지켰다"고 말했다. 또 "KBS가 국민을 위한 방송이 되면 좋겠다", "국민이 힘이 있으면 위정자들이 생길 수 없다" 등의 발언도 했다.
소크라테스를 뜻하는 '테스형'이라는 노래에서는 "세상이 왜 이래, 왜 이렇게 힘들어"라는 노랫말을 넣어 "테스형에게 세상이 왜 이렇고 세월은 또 왜 저러냐고 물어봤더니 테스형도 모른다고 하더라"라는 설명도 했다.
이를 두고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일 의원총회에서 "추석 전날 가수 나훈아 씨가 우리의 마음을 속 시원하게 대변해줬다"면서 "제1야당에 부과된 숙제가 분명해졌다. 국민과 손잡고, 국민의 힘으로, 목숨을 걸고 이 나라를 지켜야 하겠다"라고 말했다.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도 이튿날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나훈아가 잊고 있었던 국민의 자존심을 일깨웠다"며 "`언론이나 권력자는 주인인 국민을 위해 존재해야 한다`는 것이 공연의 키워드"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여권은 즉각 반발하며 비판에 나섰다.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은 3일 페이스북에서 "이번 추석에는 가수 나훈아 씨 말이 문재인 정권에 대한 비판 민심인 것처럼 난리"라면서 "감사의 말을 `정치`가 아닌 `정쟁`의 도구로 전락시키는 정치인들의 아전인수식 해석이 놀랍다"라고 지적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나훈아 발언을 오독하지 말라`는 글을 올려 "나훈아의 발언에 부끄러워해야 할 사람들이 고개를 쳐들고 이런 말 저런 말로 마치 남 얘기하는 걸 보니 이 분들은 아직도 제정신이 아닌 모양"이라며 "나훈아의 발언을 오독하지 말고 오도하지 말라. 한국어를 모르는가"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