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조합설립인가 받아…구역내 빌라 가격 '들썩'
주택 정비구역 직권해제 직전까지 갔던 서울 관악구 봉천14구역이 최근 재개발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5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관악구청은 지난 달 29일 봉천14구역 재개발 조합의 설립인가 신청을 승인했다.
봉천14구역은 총 면적 7만4209㎡의 대형 재개발 사업지로 2008년 재개발 예정구역으로 최초 지정됐다. 이듬해 추진위원회 승인을 받았으나 이후 사업 진행은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추진위 승인 후 3년이 지나도록 조합설립인가 신청에 나서지 못한 것이다. 이에 서울시는 2018년 11월 봉천14구역의 정비구역 직권해제를 검토하며 주민투표를 실시했다. 추진위 승인 후 3년 이상 조합설립인가 신청이 없으며 토지 등 소유자 3분의 1 이상이 해제를 요청할 경우 이를 심의하도록 돼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2019년 3월 막상 투표가 진행되자 주민들은 반발했고 재개발 구역 해제는 결국 무산됐다. 투표 결과 총 651명의 토지등소유자 중 81.1%인 528명이 투표에 참석했고, 이 중 60.4%(393명)가 재개발에 찬성했다. 반대는 15.7%(102명)에 불과했다.
이후 추진위는 재개발 사업 재개를 위해 적극 나섰고 직권해제 논의 이후 1년여 만에 조합 설립에 성공했다. 재개발 사업은 △정비구역 지정 △추진위원회 구성 및 승인 △조합설립인가 △사업시행인가 △분양공고 및 분양신청 △관리처분인가 △이주 및 철거 △착공 및 분양 △준공 및 입주 △이전고시 및 청산 등의 순으로 이뤄진다.
봉천14구역 재개발 조합은 사업성을 높이기 위해 공급 면적을 조정해 공급 가구 수를 1395가구에서 1709가구로 늘리는 등 정비계획 설계 변경을 우선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이후 3년 내에 사업시행 인가까지 받겠다는 계획이다.
윤승호 봉천14구역 조합장은 "재개발 사업에 대한 주민들의 큰 성원으로 조합 설립까지 속도를 낼 수 있었다"면서 "정비계획 설계 변경과 사업시행인가 등 향후 사업 추진 일정에 맞춰 사업 진행에 속도를 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봉천14구역 재개발 사업이 속도를 내면서 부동산시장도 들썩이고 있다. 인근 H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재개발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수 억원의 시세 차익을 거둘 수 있다는 기대감에 구역내 빌라는 한 두 달새 수 천만 원이 오른 상황"이라고 전했다. 봉천14구역 인근 힐스테이트 상도 센트럴파크 아파트 전용면적 84㎡형은 현재 14억 원 수준으로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