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단지 탈세 등 불법 천지...산단공, 현황 파악도 안 해

입력 2020-10-05 16:52수정 2020-10-05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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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훈식 의원 “산업단지의 본래 기능에 맞도록 관리 및 처벌 강화해야”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제공=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1.서울디지털산업단지에 여성의류 제조업으로 입주한 ‘A회사’가 이후 사무실을 83개로 쪼개 유령법인들에게 재임대하고, 이 유령법인들이 강남 등 ‘과밀억제권역’에 아파트를 구입한 뒤 취・등록세를 감면받도록 중개한 것이 적발됐다.

#2. ‘B사’는 경영컨설팅업으로 등록해 서울디지털산업단지에 입주한 뒤, 자기 사무실에 법인사업자로 등록하면 탈세가 가능하다고 공개적으로 광고하던 중 적발됐다.

이처럼 국가산업단지에 IT기업으로 입주한 뒤 실제로는 부동산임대업을 하면서 세제 혜택을 받는 등 산업단지를 이용한 불법행위가 5년간 228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5일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이 한국산업단지공단(산단공)으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 산업단지 내 불법행위 현황’에 따르면 ‘15년부터 ’20년 8월까지 산단공 관리 대상 65개 단지 중 23개 단지에서 228건의 불법행위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산업단지는 국가기간산업 및 첨단산업을 육성하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세제·금융지원, 인허가 및 행정절차 지원 등의 혜택을 받는다.

산단공은 228건을 적발해 110건은 수사기관에 고발하고, 118건은 지자체에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통보했다. 고발된 110건 중 47건은 벌금형 이상의 처분을 받았다. 과태료 부과 대상 중 94건은 과태료가 정상 부과됐지만, 개인정보 부족 등을 이유로 부과조차 못 한 사례만 24건에 달했다.

이 같은 불법행위를 효율적으로 적발하기 위해, 산업집적법은 산업부와 산단공이 사업자 등록 및 휴폐업 정보를 국세청과 공유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5년간 실제 정보를 공유한 사례는 단 2건에 불과했다. 65개 산업단지 중 서울디지털산업단지 한 곳에만 입주기업이 1만3946곳에 달하는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관리가 불가능한 셈이다.

강 의원은 산업부와 산단공에 산업단지 내 법인의 과밀억제권역 부동산 구매 현황과 그에 따른 지방세 포탈 현황을 파악하고 있는지 문의했지만 양 기관으로부터 해당 현황은 파악하고 있지 않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강 의원은 “산업단지는 소규모 제조 공장, IT, 지식산업 벤처의 인큐베이터로 기능하도록 각종 혜택을 주었지만, 담당 부처의 관리 부실 속에 불법의 온상으로 전락했다”며 “산업부는 산하기관의 책임으로 손 놓고 있을 것이 아니라 국세청과 적극적으로 정보를 공유하고, 적발 이후 경찰과 검찰, 지자체와 긴밀한 협력체계를 구축해 불법행위를 엄하게 다스려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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