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10주년-특별 인터뷰] 이광형 “비대면 일상이 보고 싶은 것만 보는 확증편향 키워”

입력 2020-10-08 08:00수정 2020-10-10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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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형 카이스트 교학부총장은 “인공지능(AI)이 일상이 된 포스트 AI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선 인간 본성에 대한 이해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위드(with) 코로나’ 시대에 사람 간 만남은 그 자체로 위험을 감수하는 일이 됐다. 소통의 총량이 줄고, 성향이 다른 사람끼리의 소통 기회는 더 적어지고 있다. 이광형(66)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학부총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가져온 비대면 세상이 확증편향을 키워 사회 갈등을 증폭시킬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교수는 비대면 시대가 전인적 인간 양성을 방해한다고 밝혔다. 전인교육은 지덕체를 고르게 육성하는 교육이다. 그 기반은 다양한 경험이다. 다른 사람, 다른 환경에 자주 접하는 것이 전인교육을 뒷받침하는 요소다. 그런데 코로나19로 비대면이 일상화하면서 ‘다양한 경험’에 한계가 생겼다. 여행은 사치스러운 여가가 됐고, 가장 대중적인 문화생활인 영화관에 가는 일조차 어려워졌다.

그는 “출근을 하면 보기 싫은 사람도 만나게 되고, 학교에 가면 나랑 다른 친구를 사귀게 되지만 재택근무ㆍ원격수업으로 인해 불가능한 일이 됐다”고 말했다. 친했던 사람끼리만 연락하면 세계관이 넓어질 리 없다.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들으면 세계관은 확장하지 않는다. 고정관념을 입증하는 정보만 선택적으로 취하는 확증편향에 빠질 가능성도 커진다.

이 교수는 이미 우리나라에 확증편향이 만연하다고 단언했다. 그는 “태극기를 들고 열심히 시위하는 사람들이나 조국 전 장관을 열렬히 응원하는 사람들을 보라”며 “적어도 이쪽 이야기도 듣고 저쪽 이야기도 들으며 소통하려는 사람은 아니다”라고 했다.

특히 코로나19가 계속되면 양극단이 점점 더 멀어져 큰 사회문제가 될 것이라고 진단하며 “새로운 세대를 위한 전인교육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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