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티머스 펀드 정관계 로비 사건에 채동욱 전 검찰총장이 연루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SBS가 입수한 ‘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 하자 치유’ 문건에는 정관계 고문들의 역할이 드러나 있었다. 한 물류단지 사업과 관련 “채 전 총장은 2020년 5월 8일 해당 지역 자치단체장과 면담, 패스트트랙 진행 확인”이라며 “인허가 시점은 9월, 예상 차익은 1680억 원”이라는 내용이 기재돼 있었다.
문건에 따르면 해당 사업은 옵티머스 2대 주주인 이 모 씨가 경영하는 법인에서 추진하는 프로젝트다. 사업이 성공하면 자금을 회수할 수 있어 옵티머스 부실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교통 체증 우려로 지역 주민과 지자체가 물류단지 건설에 반대, 사업 추진이 불투명해진 상황에서 채동욱 전 총장이 문제 해결에 나선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채 전 총장은 언론과의 통화에서 문건에 적힌 날 식사 초대를 받아 여러 사람들과 함께한 자리에서 해당 단체장을 만났다고 반박했다. 단체장에게 경제 활성화 취지로 물류단지 사업 유치 등을 언급했고, ‘그런 생각을 갖고 있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답했다. 다만 일반론적 대화였을 뿐 물류단지 인허가 청탁은 아니었다고 선을 그었다. 해당 자치단체장도 “근거가 없고 전혀 관여한 바 없다”고 답했다.
채 전 총장은 검찰 수사가 시작된 올해 6월 고문직에서 물러났다.
한편 옵티머스의 회계 부실이 커지던 지난해 4월, 증권사와의 로비로 기사회생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검찰은 옵티머스와 NH투자증권을 연결해 준 인물이 있다는 진술을 확보한 상태다.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는 검찰 조사에서 지난해 4월 말 새로운 펀드 판매처를 찾던 중 정 모 씨라는 인물이 “NH투자증권 정영채 사장에게 연락했으니 기다려보라”는 말을 들었다고 진술했다. 한 달 뒤 NH투자증권으로부터 연락을 받고 3일 만에 펀드가 설정됐다며 정 씨가 연결해준 것으로 생각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옵티머스와 정 씨 사이의 금융 거래 내역을 들여다보는 중이다.
지난해 4월 말과 실제 펀드 판매 계약이 이뤄진 지난해 5월 말 사이 옵티머스가 지배하는 ‘트러스트올’에서 정 씨 명의 계좌로 약 43억 2000만 원을 송금한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정 씨가 로비 대가를 챙긴 것이 아닌지 확인 중으로, 정 씨는 검찰 수사가 본격화되자 잠적한 상태다.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은 언론과의 통화에서 “정 씨 이름은 알지만, 옵티머스 관련해 연락받은 적은 전혀 없다”고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