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순매수’ 외국인, 대장주 삼성전자부터 샀다

입력 2020-10-13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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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들어 외국인 투자자의 삼성전자 순매수 추이(자료제공=한국거래소)
최근 외국인이 국내 증시에서 ‘사자’로 전환하며 지수 상승을 이끌고 있다. 외국인은 지난달 대량으로 순매도했던 삼성전자, 현대차, SK하이닉스, 넷마블 등 이른바 ‘전(전기)·텔(언텍트)’주뿐만 아니라 두산퓨어셀, SK바이오팜, 신세계, LG화학 등 저평가된 실적주를 주로 사들이고 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이달 들어 전날까지 코스피에서 1조1464억 원을 순매수 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이 코스피에서 순매수를 보인 것은 두 달만이다.

외국인은 지난 7월 1조790억 원을 사들였지만 지난달 코스피서 8778억 원, 8월에는 2조8469억 원을 각각 팔아치우며 지수 상승의 발목을 잡은 바 있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들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LG화학 등 국내 증시 대장주들을 집중 적으로 사들이며 달라진 입맛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달 17일부터 삼성전자 주식을 10거래일 연속 순매도한 외국인들은 이달 들어 순매수세로 돌아서며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외국인들은 전날까지 5286억 원을 순매수하며 증시에서 가장 많이 사들였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 우선주 역시 257억 원을 순매수했다.

또한 SK하이닉스 역시 1394억 원을 순매수하며 지난 달에 이어 순매수 행보를 기록하고 있다. 이외에도 물적분할 진통을 겪고 있는 LG화학 역시 2965억 원 순매수하며 삼성전자에 이어 많은 물량을 사들이고 있다.

이는 우선 호실적주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8일 올해 3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했는데 3분기 매출 66조 원, 영업이익 12조300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5%, 58.1% 증가한 수치를 내놨다. 분기 영업이익이 10조 원을 넘은 것은 2018년 4분기 이후 7분기 만이다.

LG화학 역시 3분기 영업이익이 902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8.7% 증가한 실적을 내놨다. 시장 기대치는 넘어서는 실적이다. 아직 실적을 내놓지 않은 SK하이닉스도 증권사들은 전년대비 대폭 늘어난 실적을 예상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는 글로벌 증시 자금이 증시로 향하는 ‘머니 무브’ 추세가 나타난 데다, 미국 IT(정보기술) 업종 주가가 회복되면서 우리 증시까지 동반 상승세를 이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한국경제의 기초 체력에 대한 믿음이 커졌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라트비아를 제외한 36개 OECD 회원국과 중국, 러시아를 포함한 38개국의 올해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전분기대비)을 집계한 결과 한국은 -3.2%를 기록했다. 중국(11.5%)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피치는 한국 국가신용등급을 AA-로, 등급 전망을 ‘안정적(stable)’으로 유지했다. 피치 기준으로 AA-는 네 번째로 높은 국가신용등급이다. 영국, 홍콩, 벨기에, 대만 등이 한국과 같은 AA- 그룹에 속해 있다.

환율이 안정 국면에 접어든 것 역시 요인으로 꼽힌다. 전날 종가기준 원달러 환율은 1146.8원으로 지난 해 4월23일 이후 처음으로 1150원 아래로 떨어졌다. 환율이 안정권에 접어들면서 외국인은 추세적인 순매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환율 상승으로 기존에 보유한 주식에 대한 기대 이익이 줄어든 대신 신규 매수를 통해 환차익을 노려볼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전세계 증시 시가 총액 중 코스피가 차지하는 비중은 1.9%로, 2008년 이후 평균 수준인 2.4%를 하회하는 수준이고, 올해 코스피 외국인 투자자 비중(34.3%)과 시가총액 상승분의 갭은 금융위기 이후 최대치로 커졌다”면서 “중국의 대내외 경제회복과 코스피 이익 추정치 상향 조정이 이어질 경우 외국인 관심은 국내 증시로 선회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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