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 속도 내는 '이문·휘경뉴타운'… 1ㆍ3구역 철거 마무리
서울 강북권 재개발 대어인 동대문구 이문동 재정비촉진지구(이문·휘경뉴타운)에서 내년 초 7000가구가 넘는 새 아파트가 쏟아진다. 청량리 인근 노른자 땅에서 일반분양으로만 2500가구 넘게 나올 전망이다. 올해 서울 분양시장이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인 만큼 공급 가뭄에 '단비'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동대문구청과 정비업계에 따르면 이문1구역 재개발 조합은 지난달 말 조합원 주택 평형(분양) 변경 등을 내용으로 한 사업시행계획 변경 총회를 열었다. 정비업계는 이문1구역이 연내 사업시행변경 인가를 얻은 뒤 정비구역 지정 15년 만인 내년 초 일반분양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외대 바로 옆에 위치한 이문1구역은 8월 말 이주를 완료한 데 이어 철거도 이미 80% 가량 진행한 상태다.
이문동 뉴타운 중 규모가 가장 큰 3구역도 사업시행계획 변경 절차 단계를 밟고 있다. 1구역 바로 옆이자 지하철 1호선 외대앞역 초역세권 입지로 선호도가 가장 높은 곳이다. 이문동 A공인 관계자는 "철거를 거의 마쳐 1구역보다 사업이 빠른 상태여서 연내 착공 예정"이라며 "1, 3구역 모두 내년 초 분양시장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문1구역(3069가구)와 3구역(4321가구)엔 총 7390가구가 들어선다. 이문·휘경뉴타운 전체가 1만4000여 가구인 점을 감안하면 두 단지의 공급 규모가 이 일대 전체 뉴타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셈이다. 특히 일반분양 물량이 각각 900여 가구, 1600여 가구에 달해 내년 초 약 2500가구가 분양시장에 한꺼번에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시공은 1구역이 삼성물산, 3구역은 GS건설과 현대산업개발이 맡는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팀장은 "이문동 일대는 새 아파트가 많지 않은 데다 청량리역을 거치는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개발사업이나 동부간선도로지하화 사업 등의 대형 호재도 안고 있는 곳"이라며 "도로·학교·상업시설 등 생활 인프라를 갖춘 대단지로 탈바꿈할 가능성이 커 기대감이 높다"고 말했다.
최근 서울 청약시장은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 등 강남권 '로또 단지'들의 분양이 불투명해지면서 사실상 문을 닫은 상태다. 새 아파트 공급 절벽과 기존 주택시장의 높아진 진입 벽, 민간택지에 도입되는 생애최초 특별공급 등의 영향으로 서울 신규 아파트 청약시장엔 수요가 더 몰릴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예측이다.
로또 분양에 대한 기대감도 커져 있다. 시장에선 이문1,3구역에서 나올 일반분양 물량의 분양가가 상한제 적용을 받아 올해 6월 선보인 '래미안 엘리니티'(용두6구역 재개발 아파트ㆍ분양가 3.3㎡당 평균 2745만 원)보다 조금 낮게 책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2구역은 신이문역세권으로 공공임대주택 공급
수년간 법적 분쟁에 휩싸여 표류하던 이문4구역도 지난해 법적 분쟁에 종지부를 찍고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앞서 4구역은 2006년 촉진구역으로 지정된 뒤 2017년 조합을 설립했지만, 비상대책위원회가 동대문구를 상대로 조합설립인가 취소 소송을 내면서 사업이 장기간 멈춰섰다. 하지만 올 초 재정비촉진계획을 통과한 데 이어 현재 사업시행인가 절차를 밟고 있다.
2014년 정비구역에서 풀린 이문2구역 중 일부는 올해 정비구역(신이문역세권)으로 지정됐다. 열악한 주거 환경에 주민 일부가 2017년 정비계획 입안 제안서를 제출한 데 대해 서울시가 지난 8월 공공임대 990가구를 지을 수 있게 했다. 2구역 내 나머지 구역은 신이문2역세권 단지로 개발하는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