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쉬냔 아르메니아 총리 “터키 태도 변화만이 분쟁 중단할 열쇠”
터키의 지원을 받은 시리아 무장조직이 나고르노-카라바흐 분쟁에서 아제르바이잔을 돕기 위해 파병됐다고 1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는 휴전 협정을 맺은 이후에도 분쟁 해결을 위한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아제르바이잔에 파병된 시리아 무장조직의 규모는 수백 명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파병되는 이들에게 주어지는 월급은 최고 2000달러(약 230만 원)로, 시리아에서는 큰돈이다. 익명의 시리아 전투원은 WSJ과의 인터뷰에서 “누구와 싸우는지 신경 쓰지 않는다”며 “돈이 있다면 어디든 간다”고 말했다.
또 소식통들은 분쟁이 시작될 때부터 터키가 시리아 반군 조직으로부터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에 보낼 전투기와 드론을 수배했다고 전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터키 정부는 아제르바이잔에서 2주간의 훈련을 거친 후 공격용 드론을 공급했다. 아르메니아는 터키군의 F-16 전투기가 자국의 전투기를 격추했다고 주장하는 등 터키의 개입 의혹을 꾸준히 제기했다. 하지만 터키 외무부는 이달 초 시리아 전투기를 보냈다는 비난이 “근거가 없다”고 일축했다.
이와 관련해 전날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훌루시 아카르 터키 국방장관에게 전화로 전투기 파견 문제를 제기했고, 이날은 “테러리스트 조직원을 보내지 말라”고 경고했다. 쇼이구 국방장관은 “터키와 나고르노-카라바흐의 상황을 논의했다”고만 밝혔다.
이날 니콜 파쉬냔 아르메니아 총리는 “터키의 태도 변화만이 이 지역의 군사 분쟁을 중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은 10일 러시아의 중재로 ‘포로와 전사자 시신 교환을 위한 휴전’에 합의했지만, 그 후로도 교전이 이어지고 있다. 파쉬냔 총리는 휴전 결렬의 책임이 터키에 있다며 “터키가 휴전을 방해하고 영토 확장의 야망을 드러내고 있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이어 그는 “터키 외무장관이 휴전 후 아제르바이잔의 외무장관에게 전화했다”며 “어떤 상황에서도 군사 행동을 중단하지 말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주장했다. 터키 외무부는 이날 “휴전은 지속 가능한 해결책이 아니다”며 “아르메니아 군이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에서 철수해야 한다”는 견해를 고수했다.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의 전사자 수 집계에는 차이가 있지만, 아르메니아 국방부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교전이 발생한 이후 지금까지 나고르노-카라바흐 공화국에서는 군인 542명이 전사했다. 민간인 사망자는 40명을 넘은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