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몇 주 간 협상 지속 의지 내비쳐
코로나·기후변화 등도 논의
유럽연합(EU)과 영국 정상이 15~16일 EU 본부가 있는 벨기에 브뤼셀에서 만나 브렉시트 이후의 관계 설정을 논의한다. 정상회의 기간에 협상이 타결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지만, EU는 향후 몇 주간 협상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14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브뤼셀에서 열리는 EU 정상회의에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참석해 미래관계 협상을 진행한다. 미래관계 협상은 2일 9차 협상을 마지막으로 공식 종료됐지만, 격차를 좁히지 못해 일정을 한 달 더 연장했다. 영국이 EU 규정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기한이 올해 말인 만큼 노딜 브렉시트(아무런 합의 없는 영국의 EU 탈퇴)를 막으려면 미래관계 협상을 이른 시일 안에 타결해야 한다.
하지만 EU와 영국의 입장 차가 커 합의가 큰 진전을 이룰 것 같지 않다는 의견이 주를 이룬다. 전날 시몬 코베니 외무장관은 “이번 주 안에 돌파구가 있을 것 같지 않다”며 “이 협상을 타결하려면 며칠이 아니라 몇 주가 필요하다”고 내다봤다. EU 정상회의 문서 초안에는 “무역 협상을 마무리하기엔 아직 충분하지 않다”는 내용이 담겼다.
지난달 존슨 총리는 “새로운 무역 협정에 대한 합의가 없으면 양측이 이를 받아들여야 한다”며 “내년 1월부터 세계무역기구(WTO)의 규정에 따른 무역 준비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EU는 이번 주 안에 협상이 마무리되지 않더라도 향후 몇 주간 협상을 지속할 예정이다. 미셸 바르니에 EU 브렉시트 협상 수석대표는 전날 자신의 트위터에 “EU는 앞으로도 몇 주 안에 공정한 협상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9차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 진전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조업권이 여전히 협상의 가장 큰 방해물로 남아있다. EU는 브렉시트 이후에도 영국 근방 해역에서 조업하길 원하고, 영국은 EU 시장에 자국 해산물 판매를 원하기 때문에 간극이 좀처럼 매워지지 않고 있다.
이 밖에 이번 EU 정상회의에서는 유럽 대륙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유행과 EU의 기후변화 대응 공동 목표 등에 대해서 논의한다. 또 EU와 아프리카 관계, 러시아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의 독극물 중독 등 외교 문제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