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의 새로운 사령탑 구현모 대표이사의 특명에 신사업과 주가 부양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총력전에 나서고 있다. 실무진들이 직접 시장의 플레이들과 만나 자문하기 위해 여의도를 누비고 있다.
특히 KT는 좋은 신사업이 있다면 1조 원대의 현금성 자산뿐 아니라 차입까지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5일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KT가 관료조직과 같던 기업문화에서 벗어나 실무진들이 직접 증권사 관계자뿐 아니라 다양한 사람들을 직접 찾아가 신사업 방향과 주가 부양에 대한 조언을 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KT는 지난해 매출액 24조3420억 원으로 SKT의 매출(17조7437억 원)보다 6조6000억 원 많은 데다 영업이익 또한 SK텔레콤(1조1100억여 원)보다 410억여 원이 많은 1조1510억 원대를 기록했다.
초고속인터넷과 유료방송은 SK브로드밴드가 티브로드를 인수ㆍ합병에 나섰지만, 여전히 KT가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초고속인터넷 가입자 수 역시 SKT 계열은 SK브로드밴드, SKT, 티브로드를 다 합쳐도 648만 명이지만 3월 말 기준 KT 계열의 초고속인터넷 가입자 수는 896만 명으로 월등히 많다.
무선시장 외에는 SKT에 밀리지 않지만, KT의 시가총액은 5조9925억 원으로 SKT(10월 14일 종가기준 18조6000억 원)에 비해 3분의 1 수준이다.
최근에는 주식시장에서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코스닥 테마주들과 비교 대상이 되는 수모까지 겪고 있다.
‘코로나 치료제 기대감으로 6조 원 된 OO 제약 가질래? 아니면 자산 34조 원의 시총 6조 원 KT 가질래?’라는 식의 비유로 급등하는 테마주의 거품을 지적하는 한편 20여 년째 우하향하는 KT 주가를 비꼬는 것이다.
올해 KT의 새로운 사령탑을 맡은 구현모 대표 역시 KT의 주가가 지나치게 저평가라는 인식에 3월 내정자 시기에 자사주 5000여 주를 매입했다. 구 대표뿐 아니라 주요 임원 80명도 같은 시기 장내 매수 방식으로 총 20억 원 상당의 자사주를 매입했다.
이후 탈 통신을 선언한 KT는 금융, 미디어 등 종합 정보통신기술 등 4차산업 혁명을 주도하는 플랫폼 기업으로 체질 개선을 나서는 한편 저평가된 주가 부양을 위해 주주환원 강화 취지의 뜻을 5월 기관 대상으로 한 IR에서 내비치기도 했다.
이어 6월에는 최근 5년 사이 가장 큰 투자를 단행했다. 현대중공업 계열사 현대로보틱스에 500억 원대 투자에 나서는 한편 인공지능(AI) 로봇 사업에 나선 것이다.
하지만 주식시장에서의 반응은 차갑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KT는 과거에도 항상 두 발 늦게 신사업을 하겠다며 투자에 나섰다”며 “이번 인공지능 로봇사업에 대한 평가 역시 변동 없는 주가가 말해 준다”고 분석했다.
구현모 대표가 야심 차게 밀어붙인 인공지능 로봇 사업에 대한 시장의 평가가 미지근한 탓인지 KT는 재무와 기획은 물론 IR 부서 실무진들까지 나서 신사업 방향과 주가 부양에 대해 조언을 구하러 여의도를 비롯한 주요 시장 플레이어들과의 소통에 나섰다.
KT 관계자는 “다양한 투자를 고려 중”이라며 “특히 좋은 신사업이 있다면 현금성 자산 혹은 잉여현금뿐 아니라 차입까지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