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재 정지원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오는 11월1일 임기가 만료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거래소 정관에 따르면 임기가 만료 되더라도 후임 이사장이 선임될 때까지는 직무를 수행하게 된다.
정 이사장 역시 최소 올해까지는 직무를 수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임기가 보름여 밖에 남지 않았지만 거래소는 아직 이사후보추천위원회(이하 추천위)만 구성했을 뿐 새 이사장 모집 공고도 내놓지 않고 있다.
당초 추석 직후에 공모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아직까지 공고가 나오지 않았고 지금 공모절차가 시작된다고 하더라도 이달 중 후보자를 선출하기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현재 정지원 이사장 선임 당시에도 2017년 8월28일에 공모를 시작해 선임을 위한 주총을 10월 말에나 열었던 바 있다. 대략 공모에서 선임까지 3개월 여가 소요되는 것을 감안하면 올해 안에 새 이사장을 맡기는 힘들다는 것이 관련 업계의 중론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정지원 이사장의 연임 가능성도 제기됐다. 거래소 정관 제21조 1항에 따르면 ‘임원의 임기는 3년으로 하며, 1년을 단위로 연임할 수 있다’고 돼 있다. 하지만 정 이사장의 연임은 논의되지도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지난 2005년 통합거래소 출범 이후 1년 단위 연임 사례도 없다. 3대 이사장이었던 김봉수 이사장이 금융위로부터 연임 결정을 통보 받았지만 다음 해에 정권이 바뀌면서 1년을 채우지 못하고 퇴임한 것이 유일한 사례다.
때문에 외부 인사들로 시선이 옮겨가는 분위기다. 새 이사장 후보로는 민병두 전 국회 정무위원장,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거론되고 있고, 유광열 전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 정은보 한미방위비분담 협상대사 등도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한동안 최운열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거론됐지만 최 의원이 공개적으로 거부 의사를 밝히면서 후보에서 제외된 것으로 전해진다. 민 전 정무위원장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하마평에 오르는 것에 대해) 전혀 모른다”고 말했지만 가능성은 열려있는 상황이다.
현재 거론되고 있는 인사들이 새 이사장으로 선임될 경우 또 다시 낙하산 인사 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거래소는 지난 2015년 공공기관에서 제외됐지만 여전히 공직 유관단체로 구분되며 기재부나 금융위의 의중이 중요하게 작용하며 관련 인사들이 자리를 차지해 왔다. 이에 거래소 노조는 일찌감치 낙하산 인사 반대 의사를 밝히고 있다.
실제로 이제까지 한국거래소 설립 이후 3명만이 내부 승진으로 이사장이 됐다. 한국거래소는 증권·선물 회사가 주주로 정부 지분이 없는 민영회사인 만큼 관련 업무에 정통한 인물이 선임되야 한다는 것이 노조의 주장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거래소는 어느 기관보다 전문성이 요구되지만 지금까지는 정치권이나 관료들의 낙하산 인사로만 채워져 왔다”면서 “이제부터라도 공정한 공모 절차를 통해 전문성 있는 인사가 이사장으로 선임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