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수 1.2% 감소·세출은 47.3% 급증
1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재무부는 이날 2020 회계연도(지난해 10월~올해 9월) 재정적자가 3조1320억 달러(약 3550조 원)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의 9840억 달러에서 적자가 세 배 급증한 것이다. 또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 회계연도에 기록했던 이전 최대치 1조4160억 달러보다 두 배 이상으로 확대된 것이다.
2020 회계연도 연방정부 세입은 전년보다 1.2% 감소한 약 3조4200억 달러였지만, 지출은 코로나19 대응 경기부양책 시행으로 47.3% 급증한 약 6조5500억 달러를 기록했다.
WSJ는 미국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이 약 16.1%로, 막대한 전쟁 예산이 들어갔던 2차 세계대전 마지막 해인 1945년 이후 가장 높다고 분석했다. 지난해는 그 비율이 4.6%에 불과했다. 2009 회계연도에도 9.8%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 모두 코로나19를 극복하기 위한 추가 재정 투입을 주장하고 있어 내달 3일 대선 이후에도 재정 건전화는 요원할 것으로 보인다.
달러가 기축통화여서 미국의 재정이 악화하면 글로벌 경제도 흔들릴 수밖에 없다. 다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제로금리 정책이 눈앞의 이자 지급 부담을 줄이고 있다. 또 경제학자들과 의원들은 더 많은 정부 지출을 요구하고 있다. 실업률은 4월의 14.7%에서 9월 7.9%로 떨어졌지만, 수천 만 미국인이 여전히 실직하고 있다. 연방정부 실업수당 지원 프로그램은 만료됐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지원이 조기에 끝나면 경기회복이 지연되거나 후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