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새 전통시장 기준 41%·대형마트 34% 증가
11월 중순부터 가을배추 출하되면 ‘가격 안정’
긴 장마와 연이은 대형 태풍 여파로 농수산물 생산량이 줄면서 올가을 김장 비용이 크게 증가할 전망이다.
가격조사 전문기관 한국물가정보에서 최근 조사한 바에 따르면 4인 가족(배추 20포기) 기준 김장 비용은 대형마트 기준 40만10원, 전통시장은 38만9200원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작년과 비교해 각각 34.05%, 41.37% 오른 수치로 젓갈류와 생강을 제외한 전 품목에서 가격이 뛴 것으로 조사됐다.
김장 비용이 크게 오른 이유는 역대 최장기간을 기록한 장마와 연이은 태풍에 여름철 배추, 무 등 채소 주산지인 강원·경기지역 작황이 나빠진 탓이다.
배추는 일조량 부족에 따른 상품성 저하에도 불구하고 9월 초까지 가격이 11주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고, 부재료인 고춧가루 역시 생산량이 급감하면서 가격이 급등했다. 소금도 기상 악재 영향으로 지난해보다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속 재료로 사용되는 미나리는 전통시장에서 1단에 7000원, 굴은 1㎏에 1만5000원 선이다.
새우젓과 멸치액젓은 올해 어획량이 감소해 값이 많이 오를 것으로 예상했으나, 한 해 수익 중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지역축제 등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잇달아 취소되면서 오히려 수요가 줄어 예년과 비슷한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배추 재배면적이 지난해보다 늘어 배추 물량 부족 현상은 점차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45일 정도 키운 수분 함량이 높은 배추를 사용하는 일반적인 김치와 달리, 김장용 배추는 70~80일 정도 키워 수분이 빠진 배추를 사용한다. 올해는 11월 중순은 돼야 속이 차고 수분이 빠진 김장용 배추가 출하될 전망이다. 10월 중순 현재 배추는 1포기당 7000원, 무는 개당 3000원, 총각무는 1단에 4000원 선에 가격을 형성하고 있는데, 김장 적정 시기로 예상되는 11월 중순이 되면 현 시세보다 가격도 많이 내려갈 전망이다.
이동훈 한국물가정보 연구원은 “올해 역대 최장 기간을 기록한 장마와 연이어 찾아온 태풍에 따라 주재료인 배추·무, 부재료인 고춧가루·마늘·소금 등 김장 재료 전반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조사됐다”며 “올해는 빨리 찾아온 추위에 각 가정에서 김장을 서두를 것으로 예상되지만, 배추와 무 등 채소 가격이 안정되는 11월 중순 이후부터 김장 준비를 하는 것이 가계 부담을 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