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자본이 탄소배출 문제와 비경제성을 이유로 빠르게 석탄발전 산업에서 빠져나오고 있지만, 한국은 여전히 시장 흐름을 쫓아오지 못하고 있다. 특히 삼성그룹이 민간 석탄 금융 지원을 주도하고 있었다.
민간금융기관이 37조4000억 원(63%)을 차지하면서 석탄 금융 시장을 이끌어왔다. 공적 금융기관은 22조2000억 원으로 37% 수준이다. 해외 프로젝트인 경우 공적 금융기관(92%)이 주도하지만, 국내 화력발전 관련 프로젝트는 민간 금융기관(73%)의 참여가 많은 것으로 분석된다.
민간 그룹 중에서 삼성이 차지하는 규모가 압도적으로 컸다. 삼성의 석탄금융규모는 15조1302억 원으로 삼성화재가 7조7073억 원, 삼성생명이 7조4115억 원을 석탄발전에 금융 지원했다. 이는 최근 12년간 전체 금융기관의 석탄금융 지원액의 25%에 해당하는 규모다. 2위인 KB금융그룹(6조3521억 원)과도 비교해도 2배가 넘는다.
손해보험사인 삼성화재는 보험으로만 약 5조9000억 원을 금융 지원했다. 삼성화재 내 77%를 차지하는 수준이다. 삼성생명은 PF 대출과 회사채 인수를 통해 금융 지원했으며 금융 주선을 통해선 약 6억 원의 수수료를 수취하기도 했다.
한편, 최근 삼성물산은 베트남 붕앙2 석탄화력발전 사업에 시공사업자로 참여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에 사회책임투자업계에선 "삼성그룹이 금융제공뿐만 아니라 직접 건설에도 참여하면서 반환경적 글로벌 경영이라는 비판을 받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2위는 KB금융그룹이 차지했다. KB금융은 최근 12년간 약 6조3000억 원을 석탄발전에 금융 지원하면서 금융그룹사 중 가장 규모가 컸다. KB금융의 석탄 금융지원 방식은 주로 보험지원(약 4조4000억 원)과 PF 대출(약 1조3000억 원)로 파악됐다. KB손해보험이 그룹 내 차지하는 비중은 86%로, 그 금액은 5조4000억 원에 달한다.
이처럼 삼성과 KB금융이 전체 민간 석탄 금융 지원액의 1/3을 차지하면서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이 밖에도 최근 12년간 △현대해상(3조7006억 원) △농협금융(3조5498억 원) △한화(1조8339억 원) △교보(1조5447억 원) △신한금융(1조1807억 원) △DGB금융(8518억 원) △태광(8196억 원) △미래에셋(4384억 원) 등이 뒤를 이었다.
이번 '한국 석탄금융 백서'를 분석한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은 "국내 그룹사는 모기업을 중심으로 전략을 수립하고 각 계열사로 내려가는 하향식의 경영체계를 가지는 경향이 크다"며 "삼성, 현대해상, 농협, 한화도 탈석탄 금융지원 정책을 포함한 그룹 공동의 미션과 철학을 가지고 그룹 전체가 한 방향을 향해 나아가야 할 때"라고 탈석탄 금융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