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주들 노후화된 선박 교체해야…우리나라 LNG 추진선 압도적인 기술력 보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얼어붙은 글로벌 선박 발주 시장이 내년에 바로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새로운 환경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선주들이 친환경 선박을 주문해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조선사들은 경쟁사들보다 뛰어난 기술력을 앞세워 시장 주도권을 차지한다.
26일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에 따르면 내년 글로벌 선박 발주량 전망치는 3000만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 내외로, 올해(1420만CGT, 예상치) 대비 2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 전망치는 지난해 발주량(2860만CGT)과 비교했을 때도 높다. 우리나라의 내년 선박 수주량 예상치는 1000만CGT 내외로, 올해(440만CGT, 예상치)보다 127% 증가할 전망이다.
글로벌 조선 시장은 올해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았다. 코로나19로 경기 불확실성이 높아지자 선주들이 선박 주문을 머뭇거린 것이다.
조선 시장이 일찍 살아나는 이유는 주요 국가들이 새로운 환경 규제를 도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환경 규제가 엄격해질수록 선주들은 환경 오염 물질을 많이 배출하는 노후선들을 빨리 교체할 수밖에 없다.
실제 EU는 최근 2022년부터 온실가스 배출량 거래제도(ETS)에 해운업종을 포함하기로 했다.
이번 조치로 2022년 이후 EU 회원국이 관할하는 항만에 기항하는 5000톤 이상의 모든 선박은 온실가스 배출량을 대폭 줄여야 한다. 배출량을 쉽게 줄일 수 없는 기업은 배출권을 사들여야 한다.
한국수출입은행 양종서 선임연구원은 “국제해사기구(IMO) 역시 2024년을 전후해 EU와 유사한 규제를 실행할 가능성이 크다”며 “강화된 선박의 공기 오염 규제로 노후선들에 대한 교체 압력은 과거보다 높아졌다. 선주 중 일부는 규제 시기에 맞춰 2021년 투자를 단행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환경 규제 강화 움직임은 우리나라 조선사들에 청신호이다. 우리나라는 대표적인 친환경 선박으로 꼽히는 액화천연가스(LNG) 추진선 분야에서 압도적인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올해 8월 세계 최초로 LNG 추진 1만4800TEU급(1TEU=20피트 컨테이너 1개) 컨테이너선을 건조한 바 있다.
경쟁국인 중국은 우리나라보다 뒤처져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중국선박공업은 2017년 프랑스 CMA CGM으로부터 LNG 추진선을 수주했지만, 작년 11월로 예정됐던 인도일을 제때 지키지 못했다.
양 선임연구원은 “기술적 신뢰도를 필요로 하는 LNG 추진선의 비중 확대에 따라 우리나라의 수주 점유율은 점차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우리나라 조선사들은 시장 선두 자리를 지키기 위해 친환경 선박을 계속 개발한다.
현대중공업그룹,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은 최근 암모니아 추진선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암모니아는 연소 시 이산화탄소 배출이 전혀 없는 청정 대체 연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