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종가 기준 20% 프리미엄 얹어...88억 달러 규모 책정
던킨과 배스킨라빈스의 주인이 15년 만에 바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도 온라인을 중심으로 매출 회복력을 보인 던킨은 이제 몸값을 높여 매각을 준비하고 있다. 매각이 완료될 경우 미국 요식업계에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2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익명을 요구한 관계자 말을 인용해 던킨 모회사인 던킨브랜즈그룹이 주당 106.50달러에 인스파이어브랜즈와 매각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다. 해당 가격은 지난 23일 종가(88.79달러)에 20%의 프리미엄을 붙인 것으로, 매각될 경우 전체 88억 달러(약 9조9387억 원) 규모에 이른다.
그룹 측은 성명을 내고 “인스파이어와 인수를 위한 예비 협상 중”이라며 “아직까지 확정된 것은 없으며, 추후 확정 시까지 관련 언급은 더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던킨브랜즈그룹은 현재 1만3000개가 넘는 던킨 매장과 8000개의 배스킨라빈스 매장을 소유하고 있다. 인수에 나선 인스파이어는 아비스, 버팔로와일드윙스, 러스티타코, 지미존스 등의 브랜드를 보유한 곳으로, 1400개가 넘는 프랜차이즈의 1만1000개 매장에서 연간 146억 달러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또한 치즈팩토리와 시나봉, 애니타임피트니스 등에 거액을 투자해온 사모펀드 로어크캐피털이 모기업으로 지원하고 있다.
올해 들어 미국 프랜차이즈 시장은 코로나19 대유행으로 많은 변화를 체감하고 있다. 재택 근무가 늘면서 이른바 ‘앳 홈 주문’이 증가한 점이 대표적이다. 던킨 측은 “고객들이 예전보다 매장을 덜 방문할뿐더러 에스프레소나 가격대가 높은 스페셜 음료에 더 많은 비용을 지출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던킨은 14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는데, 매출의 절반 이상이 음료에서 나왔다. 이러한 상황에서 나타난 고가 음료 주문의 증가세는 던킨에 기회가 됐다. 던킨은 이미 지난해 브랜드 이름에서 ‘도넛’을 뺀 ‘던킨’으로 브랜드명을 바꾸고 스타벅스와의 음료 경쟁에 돌입한 상태다.
정부의 매장 폐쇄 조치로 인한 위기를 드라이브스루 서비스로 극복한 부분도 있었다. 크레디트스위스(CS)는 23일 보고서에서 “던킨은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강력한 회복세를 보였다”고 설명하며 그 이유로 매장의 약 70%가 드라이브스루 서비스를 하고 있다는 점을 짚었다.
이 같은 이유로 시장 분석가들은 29일로 예정된 3분기 실적에서 던킨의 매출이 전년 대비 1% 감소하겠지만, 4분기엔 흑자 전환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적 개선 기대감은 이미 주가에도 반영되고 있다. 3월 39.68달러까지 떨어졌던 주가는 9월 말 80달러선을 회복한 후 꾸준히 오르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던킨의 주가는 모바일 주문 앱과 로열티 프로그램의 인기로 3월 이후 두 배 이상 뛰었다”고 분석했다.
던킨브랜즈그룹은 앞서 2005년에도 사모펀드에 한 차례 매각된 바 있다. 당시 모기업이던 페르노리카는 24억 달러에 베인캐피털ㆍ칼라일그룹ㆍ토머스리파트너스 컨소시엄에 매각했다. 이번에 인스파이어에 최종 인수될 경우 그룹은 2011년 나스닥에 상장된 이후 9년만에 비상장사로 전환된다고 NYT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