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이건희] 삼성 3남매 공동경영으로 위기 넘나

입력 2020-10-26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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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남매 자율경영 체제 지속…중장기적 계열 분리 본격화 관측

▲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제일모직 패션부문 사장

재계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타계 이후 이재용, 이부진, 이서현 3남매를 주축으로 계열사 사장단이 이끄는 자율경영 체제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3남매 경영이 강화될 경우 중장기적으로는 계열 분리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이건희 회장의 뒤를 이어 회장 자리에 오르고, 호텔신라 등 다른 계열사는 이부진 사장과 이서현 이사장에게 맡긴다는 전망이다.

앞서 고(故) 이병철 선대회장은 삼성전자를 비롯해 주력 계열사를 이건희 회장에게 넘겨주고, 고 이맹희 CJ그룹 명예회장과 이명희 신세계 회장 등 다른 자녀에게 계열사를 분리해준 바 있다.

국내에서는 대표적인 형제 경영의 사례로 LS그룹이 거론된다. LS그룹은 LG 창업주인 구인회 회장의 셋째·넷째·다섯째 동생인 고 구태회 LS전선 명예회장, 고 구평회 E1 명예회장, 고 구두회 예스코 명예회장이 2003년 분리하며 설립한 회사다.

3형제는 구태회 명예회장의 장남인 구자홍 회장을 그룹 초대 회장으로 하고 사촌에게 회장직을 계승케 하는 ‘사촌경영’ 원칙에 뜻을 함께했다.

이에 창립 10주년을 맞은 2012년 11월, 구자홍 회장은 그룹 회장직을 맡은 지 10년 만에 사촌 동생인 구자열 회장(고 구평회 명예회장의 장남)에게 경영권을 승계했다.

구자홍 회장은 이임식에서 “LS가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만큼 더 역동적이고 능력 있는 경영인이 제2의 도약을 이뤄야 할 때이며, 구자열 회장이 그 최적임자라 확신한다”며 “차기 회장과는 사촌 형제지간으로, LS의 도약을 위해 힘을 모으는 모범적 협력관계를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구자열 회장은 2013년부터 그룹 회장직을 맡고 있다. 차기 그룹 회장으로는 LS엠트론 구자은 부회장이 될 것으로 점쳐지며 사촌 간 경영 승계가 이어질 전망이다.

GS그룹도 ‘형제의 난’을 한 번도 겪지 않고 경영을 유지한 대표적인 가족 경영 사례로 꼽힌다. 약 50명의 오너 일가가 GS와 계열사 지분을 일정하게 나눠 가지고 동등하게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중요한 경영 의사결정도 한 사람의 권한이 아닌 가족회의를 통해 결정한다. 지난해 말 15년 만에 GS의 수장이 허창수 명예회장에서 허태수 회장으로 바뀔 때도 경영성과 등을 토대로 회의를 거쳐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에서는 세계 최대 타이어 제조업체인 프랑스 미쉐린이 모범적 가족경영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미쉐린은 1889년 설립 이후 4대째 이어오면서 ‘미쉐린식’ 가족 경영과 매니징 파트너십 경영으로 유명하다. 매니징 파트너에는 오너와 전문경영인이 모두 오를 수 있다.

미쉐린은 창업 이후 줄곧 오너 일가인 미슐랭가와 전문경영인이 공동 사장을 맡으며 회사를 경영해왔다. 독단적 의사결정 등 가족경영의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별도의 감독위원회를 구성하고 있다.

103년 역사의 포드자동차는 전문경영인체제와 가족 경영이 혼재된 형태다. 1980년부터 21년간 전문경영인체제를 운용해 왔다가 2001년부터는 빌 포드가 직접 경영에 나섰다.

그러나 2006년 다시 헨리 포드의 증손자 빌 포드 포드자동차 최고경영자 겸 회장이 최고경영자(CEO) 자리를 보잉의 상용기 최고경영자인 앨런 머랠리에게 넘기면서 다시 전문경영인체제도 돌아섰다. 포드차는 전문경영인 체제에 있을 때도 집안사람들이 회사의 대주주로 남아 권력을 행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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