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증시에서 삼성물산은 전 거래일 대비 13.46%(1만4000원) 오른 11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는 2015년 5월 26일(14.98%) 이후 5년 만에 가장 큰 상승률이다.
삼성물산의 이날 상승세는 기관이 이끌었다. 기관 투자자들은 이날 삼성물산을 1026억 원 순매수하며 기관 순매수 종목 중 가장 많은 물량을 사들였다. 반면 외국인 공매도 1위 자리도 삼성물산이 차지했다.
이처럼 주요 큰손들이 거래량을 늘리며 오늘 증시에서 삼성물산은 1조1393억 원이 거래되 거래대금 역시 가장 많았다.
이는 이건희 회장의 별세로 삼성의 지배구조 변경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후계자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지분이 높은 삼성물산이 지배구조에서 영향력이 커질 것이라는 점이 투자자의 관심을 받을 것으로 풀이된다. 이 부회장은 현재 삼성물산 지분을 17.3% 보유하고 있다.
삼성물산이 순환출자 구조를 통해 삼성전자를 비롯한 그룹 내 주요 계열사를 사실상 지배하고 있다. 오너가의 삼성전자 지분율은 5.8%에 그치지만 삼성물산과 삼성생명을 통해 지배권을 행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향후에도 이런 구도에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이는 점에 증시 전문가들 역시 주목하고 있다.
김수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생명을 통해 삼성전자를 간접적으로 지배하고 있으면서 이 부회장의 지분율이 가장 높은 삼성물산의 그룹 내 중요도는 상당히 높아질 것”이라며 “삼성SDS도 상속세 납부 측면에서 다양한 시나리오상 주가 측면에서 유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이날 호텔신라우, 삼성물산우B 등 우선주들 역시 비슷한 맥락으로 상한가로 장을 마감했고, 삼성생명과 삼성에스디에스, 삼성전자도 각각 3.8%, 5.51%, 0.33% 올랐다.
한편 고 이 회장의 주식 평가가 끝날 때까지 삼성 측에서 주가 부양에 소극적으로 나올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현행 법상 상속세는 사망 전후 2개월씩, 총 4개월의 종가 평균 평가액을 기준으로 산출되는데 앞으로 2개월 간 주가 향방에 상속세 금액이 달라지기 때문에 주가가 오르면 이재용 부회장 등 상속인들이 내야 할 세금이 늘어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