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도 유럽 코로나 급증에 우려…“감염 억제 위해 더 노력해야”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이 7월 3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 있는 WHO 본부에서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제네바/로이터연합뉴스

유럽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무서운 속도로 급격하게 확산하자 세계 보건기구(WHO)까지 우려의 목소리를 내면서 방역에 더 신경 쓸 것을 당부했다.

2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WHO에서 위기 대응을 총괄하는 마이크 라이언 긴급대응팀장은 이날 열린 화상 언론 브리핑을 통해 “현재 유럽은 바이러스 대응에 매우 뒤처져 있다”며 “감염 확산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더 많은 노력을 쏟아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이어 그는 “유럽의 확진율이 매우 높다”며 “감염자와 밀접 접촉자를 효과적으로 추적하지 못할 시에는 굉장히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수주 안에 다수의 나라가 봉쇄될 가능성도 있다. 이는 유럽은 물론, 전 세계 어떠한 나라도 원치 않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유럽에서는 이달 스페인과 프랑스에서 누적 코로나19 확진자가 100만 명을 넘어서는 등 코로나19가 다시 맹위를 떨치고 있다. 이에 따라 각국에서는 야간 외출 금지, 음식점 등의 영업시간 단축 등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한 각종 조치가 도입되고 있다.

유럽에서 인구 대비 가장 많은 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를 기록하고 있는 체코는 이날 바이러스를 억제하기 위해 제한 조치를 강화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체코에서는 이달 28일부터 내달 3일까지 오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5시까지 통행이 금지되고, 소매점은 오후 8시 이후로는 영업하지 못하게 된다.

이달 들어 일일 신규 확진자가 2만 명 대까지 올라선 이탈리아는 ‘준 봉쇄’ 수준의 강도 높은 제한 조처를 꺼내 들었다. 음식점과 술집은 저녁 6시까지 영업을 종료해야 하며, 영화관과 헬스클럽 등은 폐쇄된다. 해당 조처의 적용 기간은 26일부터 다음 달 24일까지다.

유럽의 ‘방역 모범국’으로 꼽히던 독일에서도 점차 지방자치단체들의 대응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프랑크푸르트 당국 등은 매년 12월 열리던 성탄절 시장을 개최하지 않기로 했으며, 베를린 당국은 프리드리히 거리 등 도심 주요 쇼핑가 10곳에서 의무적으로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했다.

한편 실시간 국제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유럽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전 세계의 20%에 해당하는 857만3000여 명으로 집계됐다. 사망자 수도 25만1800여 명으로, 전 세계 코로나19 사망자 가운데 21%를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