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윤석진 원장이 27일 취임 100일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과거의 잘못을 고치고 과감하게 혁신하면서 한국적 R&D를 확립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윤 원장은 지난 7월 25대 KIST 원장으로 취임했다.
KIST는 연구에 실패하더라도 과정을 인정해 포상함으로써 도전적인 연구를 장려하는 ‘그랜드 챌린지’ 문화를 도입하기로 했다. 또 연구소와 본부 단위로 운영하던 조직을 혁신하고 팀 위주 연구를 강화한다. 본부 위주의 연구가 협동·융합연구를 저해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KIST는 연구 주제를 중심으로 움직이는 프로그램인 ‘매트릭스 시스템’을 운영해 경직성을 줄이고 유연성을 키울 계획이다. 조직 문화도 개선해 연구진이 자존감을 느끼고 연구에만 몰입할 수 있도록 지원 체계를 구축하고 수평적인 문화를 확립한다.
윤 원장은 “미지의 영역이나 세계 최초의 연구를 시도해볼 계획”이라며 “KIST를 과감하고 두려움 없는 조직으로 만들려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KIST는 신규 임용 연구원에 2년간 박사후연구원(포닥) 인건비를 지원하고 우수·은퇴 연구원을 교육이나 정책 분야 등에 활용한다. 반기별로 전 직원 타운홀 미팅을 개최하고 주요 의사 결정 기구에 직급·직종별 참여를 늘린다.
윤 원장은 홍릉 강소특구를 활용해 기술이전과 산업화의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포부도 보였다. 강소연구개발특구는 대학과 정부출연연구기관 등을 중심으로 공공기술 사업화 거점을 육성하는 제도다.
그는 “홍릉 강소특구를 활용해 학교나 연구소에서 개발한 기술이 산업체로 이어지지 못하는 죽음의 계곡을 극복하려 한다”며 “홍릉 강소특구가 성공적으로 진행되면 다른 혁신 생태계도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초 연구를 학제적 분야에서 융합해 새로운 연구를 만들어가는 게 KIST의 약점 극복 방안”이라며 “기초과학연구원(IBS)이나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등과 협력해 선진국을 추월할 수 있는 융합연구 허브를 만들어가는 것도 KIST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