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신차 판매서 신에너지차 비중 5%
세계 최대 시장 중국의 급진적 방침에 업계도 계획 수정 불가피
중국 정부가 앞으로 15년 안에 모든 신차를 친환경차로 하겠다는 공격적인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의 급진적 방침 전환에 글로벌 업체들도 전면적인 계획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27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중국 자동차 전문가들로 이뤄진 ‘중국자동차엔지니어협회’는 이날 오는 2035년까지 신차 판매의 50%를 전기차 등 신에너지 자동차로 하고 나머지 50%는 하이브리드차(HV)로 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에너지 절약·신에너지 자동차 기술 로드맵 2.0’을 발표했다.
새 로드맵은 중국 공업정보화부의 지도를 받아 작성한 것이어서 사실상 정부 방침을 나타낸 것이다. 향후 중국의 자동차 정책은 이 로드맵에 따라 실시할 전망이다.
지난해 중국의 신차 판매에서 전기차를 중심으로 하는 신에너지차 비중은 5%였다. 미국 전기차 전문매체 일렉트렉(Electreck)에 따르면 작년 중국보다 신에너지차 비중이 높은 국가는 7개국에 불과했다.
그러나 중국은 이에 만족하지 않고 신에너지차 비중을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로드맵은 2025년에 그 비중을 20% 전후, 30년에는 40%, 35년에는 50% 이상까지 높이는 계획을 제시했다. 신에너지차 가운데 순수 전기차 비중은 95%로 한다.
나머지 휘발유와 경유 등 일반 내연기관 차량은 전부 에너지 절약형 차량인 HV로 교체한다. HV는 전기를 충전할 수 있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와 달리 휘발유만 연료로 공급해 환경보호에 한계가 있지만, 에너지를 크게 절약해 저탄소나 탈탄소 사회 실현에 기여할 수 있다. 로드맵에 따르면 전체 내연기관 차량 중 HV 비중은 25년에 50%, 30년에 75%, 35년에 100%로 단계적으로 높아진다. 기존 휘발유 차량은 15년 안에 시장에서 완전히 퇴출하게 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달 “오는 2060년까지 이산화탄소 실질 배출량을 제로(0)로 할 것”이라는 목표를 표명했다. 정부는 배출량 세계 1위인 중국이 이 목표를 달성하려면 전기차 등의 폭발적인 보급이 필수적이라고 보고 대담한 정책 전환을 도모한다.
그만큼 업계도 대응을 서두를 수밖에 없게 됐다. 중국 국영 창안자동차와 베이징자동차는 오는 2025년까지 일반 휘발유 자동차 제조와 판매를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이브리드에 강점이 있는 일본 업체들은 수요 증가를 기대하고 있다. 도요타자동차는 9월 베이징 모터쇼에서 “중국 내 HV 누적 판매 대수가 100만 대를 돌파했다”고 밝혔다.
중국은 미국과의 첨예한 갈등을 염두에 두고 자동차 산업에 대해 35년까지 부품 등을 해외에 의존하지 않는 독자적인 공급망을 구축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자율주행차량 등 첨단기술 개발과 적용에도 박차를 가한다. 30년에 자율주행 기술을 고속도로와 일부 지역에서 실현하고 35년에는 물류 등을 결합해 높은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을 전국적으로 실용화할 계획이다.
수소연료전지차(FCV)는 버스 등의 이용 확대를 바탕으로 25년에 보유 대수 10만 대, 35년은 100만 대로 늘려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