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성ㆍ변동성 커지자 현금흐름 중시하며 유동성 확보
3분기 실적 선방에 성공한 철강업계가 현금을 쌓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31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3분기 현금성 자산을 크게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3분기 실적발표 자료에 따르면 포스코의 자금 시재는 연결기준 17조8866억 원, 별도기준 12조9048억 원으로 집계됐다. 자금 시재는 현금 및 현금성 자산, 단기금융상품, 단기매매증권, 유동성 유가증권, 유동성 만기채무증권 등이 해당한다.
포스코 자금 시재는 전 분기 대비 1조 원 가까이 증가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앞서 2분기 연결기준 자금 시재는 16조8924억 원으로 한 분기 사이 9942억 원이 늘었다. 별도기준으로는 8403억 원 증가했다.
현대제철의 현금성 자산은 3분기 연결기준 2조3743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1조711억 원에서 2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별도기준으로는 2조790억 원으로 집계됐다.
현대제철은 올해 들어 현금 확보에 힘쓰고 있다. 지난해 말 1조1000억 원이던 현금성 자산은 1분기 1조5000억 원, 2분기 1조9000억 원을 기록하며 꾸준히 증가했다. 현대제철의 현금성 자산이 2조 원 이상을 기록한 것은 최근 10년 사이 처음이다.
철강업계가 '현금 쌓기'에 나선 것은 코로나19로 인한 불안정한 환경을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포스코는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그룹사 차원의 현금흐름 중시 경영 강화로 자금 시재가 증가했다"고 밝혔다.
올해 철강업계를 둘러싼 환경은 코로나19로 변동성을 겪고 있다. 철광석 가격이 대표적이다. 3분기 철광석 가격은 9월 톤당 120달러대에서 고공 행진하며 130달러 가까이 상승했다. 이는 철강사들의 예상을 뛰어넘은 것이었다. 앞서 포스코는 하반기 철광석 가격이 톤당 85~90달러 수준으로 하향할 것으로, 현대제철도 하향안정세로 들어설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자동차업, 조선업 등의 전방산업의 업황도 유동적이다. 2분기 철강업계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자동차, 조선업 등의 둔화로 철강 수요가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타격을 입었다. 포스코는 별도기준 첫 적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반면 3분기에는 철강 제품 수요 회복세에 흑자를 기록했다.
한편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순차임금을 줄이며 재무개선도 꾀하고 있다. 포스코는 3분기 연결 기준 순차입금이 약 5조7000억 원으로 전년 동기 9조1000억 원보다 3조 원 이상 줄었다고 밝혔다.
현대제철은 3분기 연결기준 순차임금이 9조5638억 원으로 전년 동기 9조7159억 원, 전 분기 9조7394억 원보다 줄었다. 현대제철은 "경기 불확실성에 따른 유동성 확보와 동시에 최적 생산운영 및 긴축경영을 통해 순차입금을 줄였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