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센서시스템연구센터 서민아 박사 연구팀이 테라헤르츠(THz, 1012Hz) 전자기파를 이용해 조영제 없이도 생체 내에 미량만 존재하는 물질을 검출할 수 있는 새로운 방식의 이미징 기술을 개발했다고 1일 밝혔다. 연구팀은 이 기술을 이용해 치매 원인 물질로 알려진 ‘아밀로이드 플라크’ 단백질을 모니터링할 수 있었다.
테라헤르츠 전자기파는 X-ray나 방사선처럼 고에너지를 갖고 있지 않아 생체조직을 변형시키지 않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별도의 조영제 없이도 생체 내부를 관찰할 수 있어 안전한 차세대 이미징 기술에 응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하지만 X-ray나 가시광선보다 파장이 길어서 매우 작거나 극미량의 물질은 관찰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또한, 테라헤르츠파는 생체 내 수분에 흡수돼 사라지기 때문에 관찰한 정보를 수집할 수 없었다.
연구팀은 자연계에 존재하지 않는 성질을 인위적으로 만들어낸 인공물질인 메타물질을 개발해 이와 같은 어려움을 극복해냈다. 테라헤르츠파의 민감도를 높이고, 생체 내부의 물과 만나 흡수되지 않도록 수분과 만날 경우 그 경계면에서 반사돼 돌아오도록 하는 새로운 메타물질을 설계ㆍ개발했다. 그 결과 기존 테라헤르츠파 기술로 영상화가 어려운 극미량의 생체 조직의 선명한 영상을 촬영했다.
KIST 서민아 박사는 “인체 내 다양한 질병 원인 물질을 조영제 없이 직접 검출함으로써, 치매뿐만 아니라 다양한 질병 진단 기술 개발에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며 “예를 들어 인체 내 암 조직 등을 조영제 없이 선명한 경계면을 확인하는 영상기술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지원으로 KIST 주요사업 및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지원사업, 글로벌프론티어사업을 통해 수행됐다. 연구결과는 분석화학 분야 국제학술지인 ‘Biosensors and Bioelectronics’ 최신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