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유권 분쟁 벌이던 터키-그리스, 지원 협력 약속
터키 서부 이즈미르 강진으로 인한 사망자가 51명으로 늘었다. 부상자 수는 900명에 달한다.
1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터키 재난위기관리청(AFAD)은 지진 발생 34시간이 지난 시점을 기준으로 사망자 수가 49명이라고 발표했다. 이즈미르 인근 그리스 사모스섬에서도 10대 2명이 숨져 전체 사망자 수는 51명이다. 터키 내 지진 부상자는 896명으로 집계됐다.
지진은 30일 오후 3시경 터키 서부 이즈미르주 해안 근처이자 그리스 사모스섬의 넹노 카를로바시온에서 14km 떨어진 해역에서 발생했다. 터키 AFAD는 이 지진의 규모를 6.6으로 발표했다. 여진은 389차례 발생했는데, 그중 33건은 규모 4.0 이상이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전날 피해 현장을 방문해 “지금까지 지진 피해 지역에 2400만 리라(약 32억7200만 원)가 지원됐다”며 “필요에 따라 더 많은 지원금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터키 대통령실은 구조인력 6049명이 재난 현장에 투입됐다고 전했다.
동지중해 자원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었던 그리스와 터키는 지진 구호 외교를 펴며 잠시 화해 국면에 접어들었다. 그리스와 터키는 석유와 천연가스 등 대규모 자원이 매장된 것으로 추정되는 동지중해 대륙붕을 두고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다.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는 지진 발생 이후 에르도안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위로를 건네고 지원을 약속했다. 또 자신의 트위터에 “양국의 차이는 뒤로하고 지금은 함께 이겨내야 할 때”라고 전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터키와 그리스는 서로 어려울 때 공고하게 협력했다”며 화답했다.
터키는 유라시아와 아프리카, 아라비아판 사이에 끼어 지진이 자주 일어난다. 지진대 중에서도 활동이 왕성한 ‘아나톨리안 단층대’ 위에 있어 지진의 규모가 크다. 1999년에는 터키 북서부에 진도 7.4 규모의 강진이 발생해 약 1만8000명이 사망했다. 올해 1월에도 중부 지역 지진으로 41명이 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