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국가과학기술연구회와 25개 출연연의 예산이 늘어나는 반면 기술 이전과 창업 등은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개발(R&D) 성과 창출과 기술기반 창업 활성화에 대한 다각적인 방안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
8일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연구회 산하 25개 출연연의 내년도 예산안은 2조1895억7300만 원으로 전년 대비 6.0%(1234억4800만 원) 증가했다.
전년 대비 증가율로는 안전성평가연구소(27.6%)와 재료연구소(23.0%)의 상승 폭이 가장 컸으며 과학기술정보연구원만 홀로 27.4% 예산이 삭감됐다. 25개 출연연 중에서는 과학기술연구원, 과학기술정보연구원, 생산기술연구원, 보안기술연구소, 지질자원연구원, 항공우주연구원, 화학연구원, 원자력연구원 등 9개 연구원의 예산이 1000억 원을 넘었다.
하지만 특허출원 건수, 등록 건수는 2014년 이후 감소 추세에 있다. 연구회 산하 출연연의 특허 출원과 등록 현황은 2019년 기준 출원 7540건, 등록 5452건이다. 출원과 등록이 각각 8832건, 6571건에 달했던 2014년과 비교하면 각각 1000건가량씩 줄었다. 또 기술이전 계약체결 건수 역시 2016년 이후 감소 중이다. 특허출원 건수 대비 계약체결을 비교한 기술 이전율은 2014년 23.5%에서 2016년 32.2%로 정점을 찍은 뒤 지난해 22.7%로 최근 6년 내 바닥을 찍었다.
출연연의 창업 실적도 부진한 모습이다. 연구회 산하 출연연의 창업기업 설립 수는 2015년에만 57개에 달했다. 이듬해에는 36개로 다소 줄었다가 2017~2018년에 각각 47개, 48개로 회복했다. 그러다 작년에는 31개, 올해는 6월 말 기준 9개로 줄었다. 창업기업을 유형별로 보면 연구소기업은 2018년 26개까지 증가했으나 2019년 13개, 올해는 3개로 감소했다. 연구원창업기업은 2015년 40개까지 증가했다가 2018년 18개, 2019년 17개, 올해 6개로 감소 추세에 있다. 신기술창업전문회사 설립 건수는 2018년 4개에서 2019년 1개, 올해는 아직 없다.
출연연의 연구개발 사업 부진에 대한 지적은 앞서 지난달 있었던 국정감사에서도 있었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조정식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지난해 출연연 24곳의 특허기술 이전율이 27.7%로 2015년 대비 반 토막 났다고 밝혔다. 조 의원은 “연구비로 수조 원을 지출하는데 이전율이 저조한 것은, 양적 성과를 보여주기에만 급급해 실제 기술의 효용성은 안중에 없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적극적인 사업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회예산처도 “R&D 사업을 통한 지속가능한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는 과학기술 분야 출연연의 노력이 중요하나 출연연의 연구성과의 기술이전 실적이 다소 정체돼 있다”며 “기술기반 창업 건수는 하락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에 대한 원인을 면밀하게 검토하고 개선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