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직접투자, 작년 전년比 13.3% 감소…올해 1~3분기 4.7% 줄어
외국인 투자기업의 직접투자(FDI)와 한국 경제 기여도가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영계는 투자 확대를 위해 투자 환경을 개선할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이달 11일부터 18일까지 외국인 투자주간을 앞둔 8일 주한 외국인 투자기업의 한국 경제기여도 변화를 분석해 발표했다.
이번 분석은 △산업부 외국인 직접투자통계 △산업부ㆍKOTRA 외국인투자기업 경영실태조사 △국세청 국세통계 등을 기초로 했다.
분석에 따르면 2018년까지 증가세를 이어오던 신고 기준 외국인 직접투자는 지난해 전년비 13.3% 감소한 233억3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올해 9월까지 누계 기준으로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7% 감소한 128억5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작년부터 외투 기업에 대한 법인세 감면조치 폐지, 현 정부 출범 이후 이루어진 근로시간 단축· 최저임금 인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투자수요 위축 등으로 외투 기업의 투자심리가 악화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집단소송제, 징벌적 손해배상 확대 도입 등 기업 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점도 투자 위축의 원인으로 해석된다.
외투 기업 경제기여도도 2017년부터 하락하는 추세다. 2011년 기준 국내 매출의 약 15%, 수출의 약 20%, 고용의 약 6%, 법인세의 약 20%를 점유하던 외국인 투자기업의 한국경제 기여도는 최대 외투기업인 한국지엠의 급속한 실적 악화 이후 2017년부터 추세 하락 중이다.
한국지엠은 2015년 기준 전체 외투 기업 매출 중 2.8%를 차지했으나, 2017년 7000억 원의 적자를 기록한 데 이어 2018년에는 군산공장을 폐쇄했다.
전체 수출에서 외투 기업의 비중은 2013년 20.2%로 최대치를 기록한 이후 계속 낮아져 올해 1~7월 17.9%로 2013년 대비 2.3%포인트(p) 하락했고, 고용 비중은 2011년 6.2%에서 지난해 5.5%로 0.7%p 낮아졌다.
국가 전체에서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2011년 14.7%에서 19년 12.0%로 2.7%p 줄고, 법인세 비중은 2011년 20.2%에서 2018년 14.4%로 5.8%p 낮아졌다.
외투 기업의 국가별 경제기여도를 살펴보면 미국·중국계 기업의 기여도는 지속 증가하고 있다.
작년 미국계 기업의 외국인 직접투자는 2011년 대비 188.5% 늘어났으며, 첨단 반도체 장비 연구개발센터 구축, 항암제 개발 등 연구개발(R&D)·첨단기술 신산업 투자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중국계 기업의 2018년 외국인 직접투자는 2011년 대비 321.4% 증가하였으며, 2018년 기준 중국계 기업의 외국인 법인 수는 2011년 대비 51% 늘어났다.
반면, 일본계 외투 기업의 기여도는 2013년부터 급감하고 있다. 일본계 기업의 작년 기준 외국인 직접투자는 2012년 대비 68.5% 줄었고 2018년 기준 일본계 외투 법인 수는 2013년 대비 11.1% 감소했다.
김봉만 전경련 국제협력실장은 “코로나19로 지연된 외국인투자 프로젝트가 실행되면서 올해 3분기 외국인 직접투자가 역대 3분기 기준으로 최대 실적인 52억3000만 달러를 기록했다”라면서 “정부가 올해 8월 외국인투자 촉진법을 개정해 외투 기업의 미처분이익잉여금 재투자를 외국인 직접투자로 인정한 데 이어, 9월에는 첨단산업 분야 외국인투자 현금지원을 확대하는 등 외국인 투자환경을 대폭 개선하고 있는 점을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실장은 “최근 외투 기업의 우리 경제 기여도가 하락하고 외국인 직접투자 역시 감소 추세에 있는 만큼, 올해 3분기 외국인 직접투자 증가가 일시적 현상에 그치지 않도록 국내 투자 환경 개선에 더욱 힘써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또, 그는 “코로나19 이후 바이오의약 및 그린뉴딜 관련 세계적 기업들이 글로벌가치사슬(GVC) 재편을 진행하고 있는 만큼 이들 기업이 한국을 최종 비즈니스 허브로 선택할 수 있도록 정책당국에서 대면 IR 활동 재개 등 총력 경제외교를 전개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