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전망] "계속되는 달러 약세...수출주 실적과 관련 없어"

입력 2020-11-09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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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외환 전문가들은 최근 원ㆍ달러 환율 하락이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어 수출주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에 대해 환율 하락과 실적 부진은 큰 관련성이 없다고 설명했다.

◇김지윤 대신증권 연구원 =올해 5월부터 원ㆍ달러 환율 하락세가 시작된 이후 지난 6일에는 연내 최저 수준인 1120원까지 하락했다.

원ㆍ달러 환율 하락이 수출주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경로는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로 환율이 하락하면 수출품의 국제시장가격이 상승하기 때문에 가격 경쟁력이 하락한다. 두 번째는 노동력 및 원재료를 국내에서 조달하고 국외로 수출하는 기업들은 이익 마진이 축소된다. 이들 요인들이 기업실적에 미치는 영향력은 실적의 방향성을 결정할 만큼 크지 않다.

글로벌 경기가 양호해 한국 제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는 상황이라면 환율 하락으로 단가가 조금 상승했다고 살 제품을 안 사지는 않는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환율 상승으로 단가가 조금 하락했다고 안 살 제품까지 대량으로 구매하진 않는다. 결국 수출실적을 결정짓는 중요한 변수는 글로벌 경기 상황이지 환율 변동이 아니다.

또 기업들도 환율 변동으로 인한 손실, 외화 자산·부채의 가치 변동 등을 방지하기 위해 환헤지를 한다. 물론 환헤지 비중을 100%로 가져가진 않기 때문에 이에 따른 환차익, 환차손이 발생하긴 하지만, 환율 변동의 영향을 고스란히 받는 것이 아니다.

실제로 원ㆍ달러 환율과 코스피 분기 순이익의 전년동기대비 증가율 흐름을 비교해보면 오히려 환율이 하락했을 때 순이익 증가율이 개선되는 모습이다. 그리고 과거 원화 강세를 기록했던 분기의 평균 수익률 상위 업종들을 살펴봐도 경기민감 수출 업종들이 포진해있다.

이는 환율이 그 나라 경제의 펀더멘털을 반영하는 지표이기 때문이다. 물론 환율과 펀더멘털 요인들 모두 상호적으로 영향을 주고 받는 변수이지만 그 힘의 역학방향은 펀더멘털에서 환율이지 환율에서 펀더멘털이 아니다. 환율이 펀더멘털을 결정짓는 요인이 아닌 것이다.

차라리 단순히 ‘환율이 하락한 경우’보다는 ‘시장 예상대비 환율이 급격하게 하락한 경우’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분기 평균 원ㆍ달러 환율이 분기초 시장의 예상치를 하회한 경우에 코스피 분기 순이익이 전년대비 감소하거나 시장 기대치를 -10% 이상 하회할 확률은 44.4%(27개 분기 중 12개 분기)로 단순히 환율이 하락한 경우보다 높았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 =달러화는 미국 민주당 바이든 후보의 대통령 당선 가능성을 반영한 가운데 미국 고용 지표 호전 등이 맞물리면서 하락했다.

미국 10월 비농가 신규고용은 63.8만명 기록하며 전월(67.2만 명)보다는 둔화됐지만 시장 예상(58.0만 명)은 상회했다. 실업률도 6.9%로 전월에 이어 하락했다. 뉴욕증시는 혼조세를 보였지만 미국 바이든 후보의 대통령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이를 반영해 달러는 약세를 이어갔다.

뉴욕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ㆍ원 환율 1개월물은 1,122.56원으로 1원 상승 출발할 것으로 예상하는 가운데 미 달러 약세와 최근 하락에 따른 속도 조절 과정이 혼재되면서 보합권에서 등락을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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