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연 “연말 개인 매도, 양도세 회피에 늘어나지만...시장 영향은 제한적”

입력 2020-11-10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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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시장연구원)

올해 개인투자자의 주식 투자가 급증하면서 연말 대주주 조세 회피 목적 매도로 인한 시장 충격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이들의 매도세가 시장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김민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10일 자본시장포커스에 실린 '연말 개인투자자 주식 순매도에 대한 분석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개인 투자자와 기관 투자자의 매매 동향을 분석한 결과 "개인투자자의 연말 순매도에 따른 전체 주식시장 영향은 미미했다"고 평가했다.

김 연구위원은 "통상 양도소득세 과세 대상은 연말 보유 비중 또는 금액으로 확정되기 때문에, 연말이 다가올수록 개인투자자의 수급 불균형이 대량 보유자를 중심으로 매도 쪽으로 치우칠 수 있다는 것은 타당한 추론"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2010년부터 2019년까지 최근 10년간 월평균 투자자별 순매수 추이를 분석한 결과 과거 개인투자자는 12월이 되면 주식을 순매도하는 경향이 다른 달에 비해 높게 관측됐고, 이러한 매도 중심의 수급 불균형은 최근 들어 더 강해졌다.

그러나 이는 연말 무렵 증권사 등 기관 투자자가 배당수익률이 높은 종목을 중심으로 주식을 순매수하는 경향을 보이는 것도 개인의 순매도에 함께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서는 판단했다.

연말 개별주식의 수익률은 개인투자자의 매도요인에도 일부 영향을 받지만, 이보다 더 특징적인 점은 배당수익률(기관투자자의 연말 투자수요)과 더욱 관련이 깊다는 것이다. 그는 "배당 투자수요가 높은 주식의 수익률은 같은 시점 시장수익률을 웃돈다"면서도 "하지만 상대적으로 기관투자자의 연말 매수수요가 적은 그룹(가령, 배당수익률=0)에서는, 개인투자자의 차익실현 매도요인에 따른 주가 하락이 관측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렇듯 기관투자자의 매수수요가 충분했던 경우, 개인투자자의 매도 중심 수급불균형이 주가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되며, 연말 주식가격 결정에 있어 개인투자자보다는 실질적인 가격발견 기능을 수행하는 기관투자자의 영향이 더 컸던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 연구위원은 "주가에 대한 영향은 연말 순매수를 지속해왔던 기관 투자자의 거래가 더 크게 작용해 개인 순매도에 따른 주가 하락은 기관 수요가 적은 주식에 집중됐다"고 분석했다. 일반적으로 기관 투자자의 수요가 적은 주식은 소형주이기 때문에 개인 투자자의 연말 순매도에 따른 전체 주식시장에의 영향은 미미했다는 것이 김 연구위원의 설명이다.

다만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 이후 개인투자자의 증시 유입이 지속했고, 이후 증시 회복으로 연말 양도소득세 회피를 위한 차익실현 유인이 예년보다 증대될 가능성이 있다. 또한, 기업들의 배당 여력 저하로 연말 배당수익 차익거래를 노린 기관 투자자들의 매수 수요가 줄어 연말 증시 수급이 예년과 다른 영향으로 전개될 가능성도 있다.

김 연구위원은 "분명한 점은 단기적인 수급 불균형에 따른 가격 괴리는 펀더멘털이 악화하지 않는 한 다른 주체의 투자 수요로 빠르든 느리든 이내 적정가격으로 회복된다는 것"이라면서 "올해 같은 시장에선 일시적인 주가 하락에 따른 매수 주체가 다른 개인 투자자일 가능성도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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