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청약 열기를 보인 경기도 과천지식정보타운에서 만점에 가까운 고가점자들이 이틀 연속 무더기로 쏟아졌다. 일각에선 폭발적인 청약 수요와 고가점화가 기존 주택시장을 더 불안하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11일 청약홈에 따르면 이날 당첨자를 발표한 과천지식정보타운 '르센토 데시앙'의 당첨 최저 가점은 65점이다. 최고 가점은 80점으로 84A㎡(이하 전용면적)형에서 나왔다.
가점제로만 당락을 가리는 84㎡의 평균 당첨가점은 △84A㎡형 해당지역 70.75점 △84A㎡형 기타경기 75.44점 △84A㎡형 기타지역 74.32점 △84B㎡형 해당지역 69점 △84B㎡형 기타경기 73.31점 △84B㎡형 기타지역 71.71점이었다. 84B㎡형 해당지역을 제외하면 모든 주택형이 70점을 넘어선다.
전날 당첨자를 발표한 '푸르지오 어울림 라비엔오'에서 가점 만점(84점) 통장이 나온 데 이어 이날에도 고가점자가 속출한 것이다.
84점은 부양가족 6명 이상(35점), 무주택 기간 15년 이상(32점), 청약통장 가입기간 15년 이상(17점)을 모두 충족해야 받을 수 있다. 80점 역시 부양가족 6명 이상(35점), 청약통장 가입기간 15년 이상(17점), 무주택기간 13~14년 미만(28점) 수준의 까다로운 조건이 필요하다. 청약 가점제에서 70, 80점대는 4인 가족으로는 도저히 넘을 수 없는 벽이다.
이들 단지의 평균 분양가는 3.3㎡당 약 2400만 원대로 주변 단지와의 시세 차익이 1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최근 과천 청약 단지 3곳의 1순위에 48만 명의 청약자가 줄을 선 것도 이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시장에선 폭발적인 청약 경쟁과 고가점화가 오히려 주택시장의 불안을 키울 수 있다고 우려한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로또분양 기대감에 청약대기 수요가 전세시장이 머물면서 임대차 시장을 자극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특히 가점이 낮은 수요자는 청약 대신 기존주택시장으로 눈을 돌려 자금 부담이 적은 9억 원 이하 주택 매입에 나설 가능성이 더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채권입찰제 등 청약 광풍을 가라앉힐 진정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지만 결국 공급확대가 답이라는 주장이 많다.
윤 연구원은 "특공 기회를 넓히면 일반분양 물량이 줄어드어 아랫돌 빼 윗돌 괴는 격"이라며 "4인 가족이 10~12년 안팎의 무주택기간으로 쌓은 점수로도 충분히 당첨될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줄 만큼 공급을 확대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