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성원전 수사 보복 차원 주장 사실과 달라…정치적 고려 없다"
서울중앙지검이 윤석열 검찰총장 부인 김건희 씨의 전시회 협찬 의혹 수사를 본격화했다. '윤석열 대망론'이 커지는 가운데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수사지휘권을 행사하면서 주목받은 이번 의혹 사건의 진위 여부가 가려질지 주목된다.
11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정용환 부장검사)는 이날 법원이 발부한 압수수색 영장을 세무 당국에 제시하고 코바나컨텐츠의 과세자료를 넘겨받았다.
김 씨에 대한 성급한 강제수사를 시도하다 법원에 제지당한 검찰이 회사 과세자료 확보 등 기초조사부터 차근차근 진행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앞서 한 시민단체는 김 씨 등을 뇌물수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윤 총장이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된 이후 김 씨가 운영하는 기획사 코바나컨텐츠 전시회에 수사·재판 중인 기업들의 후원이 늘어난 점에 대해 의혹을 제기했다.
최근 검찰은 코바나컨텐츠 사무실과 전시회 협찬 기업 등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에서 모두 기각됐다.
법원은 주요 증거들에 대한 임의제출 가능성이 있고, 영장 집행 시 법익 침해가 중대하다는 취지로 영장을 기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이번 압수수색 시도가 윤 총장을 압박하기 위한 무리한 시도였다는 지적이 나왔다. 특히 검찰의 월성 원전 1호기 수사에 반발한 압수수색 시도라는 의혹도 제기됐다.
서울중앙지검은 김 씨에 대한 사건을 4일 반부패수사2부에 배당했다. 대전지검이 월성 원전 1호기의 경제성 조작 의혹과 관련해 전방위 압수수색을 한 날이다.
서울중앙지검은 “국민적 의혹이 제기됐고 형사고발 된 사안에 대해 일체의 정치적 고려 없이 법과 원칙에 따라 신속하게 수사를 진행해 관련 사실관계를 규명할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아울러 “수사팀이 원전 수사에 대한 보복 차원에서 해당 수사에 착수해 검찰총장 사퇴를 압박하고 있다는 것은 사실과 전혀 다른 주장임을 분명하게 밝힌다”고 반박했다.
한편 윤 총장이 대전지검을 방문한 이후 월성 원전 1호기 관련 압수수색이 진행되면서 추 장관과 윤 총장의 갈등은 또다시 격화하고 있다.
추 장관은 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청부 수사 우려가 있다”며 “정부 정책 결정 과정에 있어서도 검찰이 모든 것을 좌지우지하는 것처럼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윤 총장에 대해 “특활비를 주머닛돈처럼 쓰고 있다”며 의혹을 제기해 법무부·대검 특활비에 대한 법사위 현장검증이 이뤄지기도 했다.
다만 법사위 소속 여야 의원들이 3시간에 걸쳐 자료를 들여다봤으나 윤 총장의 특활비 정치자금성 사용, 서울중앙지검 지급 누락 등에 대해 명확한 결론을 내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