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상원의원 시절부터 인연
부통령 비서실장ㆍ오바마 행정부 '에볼라 차르' 역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첫 비서실장으로 ‘에볼라 차르’ 론 클레인이 낙점됐다. 클레인은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에서 에볼라 바이러스 대응을 주도했던 인물로, 바이든 당선인은 이번 인선을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의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11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에 따르면 바이든 당선인은 이날 성명을 내고 비서실장 임명을 공식 발표했다. 그는 “클레인이 가진 깊고 다양한 경험과 정치 성향과 관계없이 모든 사람과 일할 수 있는 능력은 지금 같은 위기의 순간에 필요한 것”이라며 “론은 2009년 역사상 최악의 경기침체(글로벌 금융위기)에서 미국 경제를 구하고 2014년에는 심각한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극복했다”고 극찬했다.
클레인 신임 비서실장 지명자는 1980년대 바이든 당선인이 상원 법사위원장일 때 수석 비서관을 지냈고, 바이든 당선인이 부통령에 재직할 당시에는 그의 비서실장을 맡았던 30년 지기 복심이다. 뉴욕타임스(NYT)는 “베테랑 정치인이자 수십 년에 걸쳐 바이든 당선인과 신뢰를 쌓아온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클레인은 1987년 하버드대 로스쿨을 졸업해 연방대법원에서 바이런 화이트 판사의 서기로 일했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대선 토론 준비팀에 참여하는 등 오래전부터 민주당 출신 대통령과 인연이 깊다. 2016년에는 힐러리 클린턴 전 민주당 대선후보 캠프에서 수석 고문을 맡았다.
그의 이력에서 주목할 만한 점은 오바마 전 행정부에서 에볼라 바이러스 대응을 주도했다는 것이다. 그는 에볼라 사태가 발생했던 2014년 백악관 직속 바이러스 업무를 총괄하는 ‘에볼라 차르’에 임명돼 대응 상황을 진두지휘했다. 바이든 당선인이 클레인을 비서실장에 임명한 것은 코로나19 대응에 총력을 다하겠다는 의도로 해석할 수 있다.
클레인은 7월 바이든 캠프 광고에 등장해 “코로나19 위기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대응은 분명한 실패”라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와의 싸움에서 백기 투항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일생의 영광”이라며 “우리는 변화를 위한 야심에 찬 의제를 달성해 미국의 분열을 치유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어 “내 모든 것을 다해 바이든과 카멀라 해리스의 백악관에서 재능있는 팀을 이끌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