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타 강사’를 둘러싼 교육업계 진흙탕 싸움이 지속하고 있다. 업체ㆍ강사 간 댓글 비방부터 수백억 원대 소송전까지 공방이 치열하다.
15일 입시 교육업계에 따르면 메가스터디교육과 에스티유니타스 간 ‘1타 강사’ 소송 논란으로 촉발된 입시 교육업 공방이 식을 줄 모르고 있다. ‘1타 강사’는 해당 과목에서 최고 매출을 기록하는 인기 강사를 뜻한다. 수많은 수강생을 이끌고 다니는 ‘1타 강사’ 영입 여부에 따라 교육업체 수익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 때문에 업계는 무리해서라도 1타 강사 모시기에 혈안이다.
지난 5월 먼저 소송에 돌입한 건 메가스터디 측이다. 메가스터디는 에스티유니타스 등을 상대로 373억 원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낸 바 있다. 유대종 강사가 에스티유니타스로 옮겨가는 과정에서 회사에 손실을 끼치는 등 불법적인 행위를 했다는 명분이다. 메가스터디가 청구한 손해배상 금액은 에스티유니타스 등에 373억 원, 유대종 강사 개인에 491억 원으로 모두 864억 원에 달한다. 유 씨는 수능 국어 영역 1타 강사로, 지난해 11월 메가스터디에서 스카이에듀로 옮겼다. 에스티유니타스도 현재 맞소송으로 대응하고 있다.
경쟁 강사와 업체를 비난ㆍ비방하는 등의 ‘댓글 조작’도 심각한 상황에 이르고 있다. 이투스교육 소속의 윤리ㆍ사회문화 영역 1타 강사 이지영 씨와 메가스터디교육 수학 영역 1타 강사인 현우진 씨 간의 송사도 논란이 됐다. 이 씨는 올해 3월 자신에 대한 모욕적인 발언을 했다는 이유로 현 씨를 고소했다. ‘댓글 알바’를 동원해 경쟁사 ‘1타 강사’를 온라인상에서 집중적으로 비방한 학원과 마케팅 업체가 피해 강사에게 10억 원대 손해배상금을 지급하라는 판결도 있었다.
법적 다툼 외에 업체 간 ‘1타 강사’ 유치전 자체도 뒷말이 무성하다. 1타 강사를 유치하기 위해 과욕을 부리다 보니 이미 해당 강사를 믿고 연간 수강증을 끊었던 수험생들은 실시간 강의를 듣지 못하거나 서비스 혜택을 제대로 받지 못할까 봐 전전긍긍하기 일쑤다.
공교롭게도 메가스터디와 에스티유니타스 간 다툼이 또다시 재현됐는데, 유대종 1타 강사 법적 소송에 이어 이번에는 공무원 시험 한국사 ‘1타 강사’ 전한길 강사가 이적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전 강사는 에스티유니타스 공무원 시험 브랜드 ‘공단기’에서 역으로 메가스터디(메가공무원)로 자리를 옮겼다. 메가스터디 측은 유대종 강사를 뺏긴 것을 설욕이라도 하듯 전 강사를 영입하면서 업체 간 1타 강사 쟁탈전은 절정에 달했다. 여기에 이투스 과학탐구 영역 강사 3명도 메가스터디로 이적했다. 오지훈(지구과학), 백호(생명과학), 배기범(물리) 등 이투스에서 과학탐구 영역을 이끌던 스타 강사 3명이 동시에 자리를 옮겼다.
업체 간 경쟁 심화는 한국사 스타 강사 설민석 단꿈교육 대표도 피해갈 수 없었다. 설 대표는 지난 2017년 ‘댓글 알바 의혹’으로 시민단체에 고발조치를 당한 바 있다. 당시 이투스교육 1타 강사였던 설 대표는 역시 1타 강사였던 사회탐구영역 최진기 강사와 함께 경쟁 업체 강사에 대한 악의성 댓글 알바에 연루됐다는 의혹에 휘말렸다. 최 강사의 경우 송사에 휘말려 곤욕을 치르다 입시 강의 ‘은퇴’를 선언하기도 했다.
교육업체 관계자는 “1타 강사가 업체 매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영입 전쟁이 가속화하고, 비방ㆍ법적 다툼 등의 사건ㆍ사고가 잇따르고 있다”며 “1타 강사를 영입하면 단기적으로는 매출이 오르지만, 마케팅 비용과 향후 재계약, 다시 영입 전쟁을 하는 과정에서 그 피해는 고스란히 수험생에게 전가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