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소비로 급격히 전환되면서 전례없는 위기를 겪고 있는 롯데 그룹의 인사 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미 이마트와 현대백화점이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젊은 피를 수혈하며 인사를 마무리 지은 가운데 구조조정을 통해 개혁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롯데가 어느 정도 인적 쇄신에 나설지 주목되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지주는 내주 이사회를 열고 뒤이어 계열사들이 각각 이사회를 개최해 임원 인사를 확정지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인사는 예년보다 한 달 빠르다.
롯데는 앞서 8월 창사 이후 처음으로 단행된 비정기 인사를 통해 2인자였던 황각규 부회장을 퇴진시키며 대규모 인사의 신호탄을 쐈다. 신동빈 회장은 지난달 일본에서 귀국한 이후 임원 평가 등을 토대로 숙고해왔고, 사업계획 등 미래 구상을 가다듬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롯데의 위기가 생각보다 심각한 만큼 인사 폭이 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유통 부문은 소비패턴이 온라인으로 옮겨가는 과정에서 제대로 빠르게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실제 경쟁사 이마트가 3분기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 비해 롯데쇼핑은 1위 유통업체의 명성에 걸맞지 않게 라이벌에 미치지 못했다. 이마트는 올해 3분기 연결 순매출 5조907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7% 상승했고, 영업이익은 1512억 원으로 30% 치솟으며 2분기 적자에서 흑자전환했다. 반면, 롯데쇼핑은 전년 대비 6.8% 주춤한 4조1059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다만, 영업이익은 1111억 원으로 26.8% 개선됐다.
최근 온라인 사업 강화 추세에 따라 경쟁사들이 젊은 피 수혈에 나서고 있어 롯데그룹 역시 이 같은 움직임에 합류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달 계열사 대표이사를 6명이나 교체하는 강수를 둔 이마트는 지난해 새로 선임한 51세 강희석 대표가 이마트와 SSG닷컴을 동시에 운영하는 묘수를 뒀고, 이번에 선임된 신세계푸드 대표이사와 신세계I&C 대표이사로 선임된 송현석 상무와 손정현 전무도 각각 각각 69년생과 68년생으로, 50대 초반이다.
예년보다 한달 빠른 이달 초 임원 인사를 단행한 현대백화점도 모두 50대 대표이사를 새로 선임했다. 현대홈쇼핑 대표이사 사장에는 만 59세인 임대규 현대홈쇼핑 영업본부장(부사장)을 임명했고, 현대백화점면세점 대표이사 부사장에는 58세인 이재실 현대백화점 판교점장(전무이사)를 선임했다.에버다임 대표는 현재 59세인 임명진 에버다임 품질부문장(전무이사)에 맡겼다.
업계 관계자는 “유통사들이 60년대생 50대로 대표 및 임원진 세대교체를 하면서 온라인 체제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가운데 점포 폐점 등 고강도 구조조정을 추진중인 롯데 역시 인사 범위는 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