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베이 “10월 관련 물품 매출 215% 증가”
국제체스연맹 “세계선수권 버금가는 유행”
2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퀸스갬빗 여주인공 베스 하먼이 체스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고 전했다. 퀸스갬빗은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OTT) 플랫폼 넷플릭스에서 자체 제작한 드라마로, 남자들이 지배하던 체스 세계에서 존재감을 드러낸 베스 하먼의 이야기를 다룬다.
시장조사 분석업체 NPD의 줄리 레넷 장난감산업 애널리스트는 “지난 1년간 미국의 체스 세트 판매는 약 25% 증가해 전체 완구 판매보다 조금 빠른 수준에 그쳤다”며 “그러나 퀸즈 갬빗이 공개된 지 단 몇 주 만에 체스세트 매출은 125% 증가했다”고 말했다.
이어 “제조업체와 소매업체들은 이런 매출 증가에 대비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소비자들이 체스세트를 원한다면 다 팔리기 전에 구입하는 것을 적극 권유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체스 세트와 함께 드라마에 등장하는 액세서리와 같은 잡화들도 인기를 얻고 있다. 이베이에 따르면 10월 드라마가 시작된 후 체스 세트와 액세서리 매출은 215% 증가했으며 드라마에 등장하는 목재 세트가 플라스틱이나 유리 재질에 비해 9배 더 팔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체스에 사용되는 시계와 타이머 등 장비를 포함한 빈티지 세트 매출은 7배 증가했다.
국제체스연맹의 데이비드 라다 대변인은 이 같은 열풍이 드라마 속 생동감 넘치는 연출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드라마엔 치열하게 경쟁하지만 흥미롭고 다양한 캐릭터들로 가득 차 있다”며 “드라마의 영향을 온전히 측정하긴 어려우나, 2년 마다 열리는 체스 세계선수권 전후로 나타나곤 하는 유행에 비견될 정도”라고 말하기도 했다.
스트리밍 사이트를 통해 체스 게임 자체를 시청하는 사람들도 늘었다. 트위치 분석전문 웹사이트 설리지놈에 따르면 지난달 트위치를 통해 체스 게임을 시청한 시간은 총 420만 시간으로 집계됐는데, 지난해 같은 달은 240만 시간에 그쳤다.
NYT는 “시간이 지나면 체스가 ‘바나나빵 굽기’처럼 왔다 가는 유행인지 아닌지 알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체스가 1500년 동안 사랑을 받아왔다는 한 체스 매니아의 말을 인용해 당분간 지금 유행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